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은 양사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이로써 항공업계 재편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향후 이스타항공 파산과 직원 1천600명의 대량 실직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12월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지 7개월여만이며, 지난 3월 SPA를 맺은지 4개월여 만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양사는 신종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계약서상 선결조건 이행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체불임금 250억원 포함 1천700억원이 넘는다.

결국 제주항공은 이달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고, 지난 16일 "(마감 시한인)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 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천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법정 관리에 돌입하더라도 기업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미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 1천600여명이 무더기로 실직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선결조건 이행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양측의 소송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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