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통계를 왜곡해 늘어놓는 자화자찬이 도를 넘고 있다. 문제인 대통령은 집값 안정에 이어 경제 선방발언을 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지원 사격을 하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 부총리도 고용 개선론을 펼쳤다. 부동산 대책 등 잇따른 정책 실패로 여당 지지율이 야당에 역전되자 다급했는지 현실은 보지 않고 정권 칭찬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홍 부총리 12일 페이스북에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 동향과 관련, “5월부터 고용 상황이 매달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취업자 수 감소폭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는 게 근거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실업자 수는 4만여명 증가한 1138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를 보더라도 60세 이상에서만 늘었을 뿐 2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크게 줄었다.

주당 36시간 이상 일하는 풀타임 일자리가 135만 개나 사라졌고, 경제·산업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40대는 계속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청년 넷 중 한 명은 실업자라는 점도 언급하지 않았다. 실업률이 7월 기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에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일부 마음에 드는 수치만 뽑아 고용이 호전되고 있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연이은 통계 왜곡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 임대차 3법 이후 집값이 오르고 전세난이 가속화 돼 성난 국민이 신발을 던지며 나라가 네 것이냐고 항의하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을 했으니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적잖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정권의 자화자찬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가장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확장 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과 한국판 뉴딜의 강력한 추진을 자랑 하려다 보니 가장 중요한 사실에 눈 감을 수밖에 없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37개국 가운데 34위라는 사실은 쏙 빼놓았다.

경제는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다.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면 소비가 살아나 경제는 활기를 띠고, 비관적이면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든다. 정부가 경제 위기 때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입맛에 맞게 통계와 현실을 해석해 정책의 성과라고 포장하면 정부에 대한 불신만 커진다. 그런데도 지금 문재인 정부는 이런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는 점점 피폐해져 국민들은 살기 힘든다고 아우성이다. 이쯤 되면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게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다. 그래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저작권자 © 폴리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