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화로 연이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정제되지 않는 말을 내뱉어 대한민국의 품격을 떨어뜨리는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발언에 비난이 쏟아지면 사과를 하고 다시 막말을 해댄다. 여당 중진 의원(5)의 역사인식과 세계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송 의원은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엔군이라는 것은 족보가 없다. 주한미군에 외피를 입힌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한 유엔군사령부라는 것은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남북관계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6·25전쟁 이후 현재까지 정전협정의 준수 및 집행을 책임져온 유엔사의 지위를 무시하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유엔사는 6·25전쟁 중이던 1950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제1511호와 제1588호에 따라 설립됐다. 이에 세계 22개국이 전투병과 병참·의료병력 등을 파견했고, 가장 많은 병력을 파견한 미군에 사령관 임명권과 유엔기 사용권을 준 것이다. 작전지휘권이 한미연합사령부(1978)로 이관되면서 현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관리 등 정전협정 관련 임무만 수행하고 있다.

유엔사는 지난 70년간 실제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한반도 안보 위험지수를 낮추고 북한·중국의 정세 오판을 막는 핵심 안전판 역할을 했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유엔사가 6·25 승리와 대한민국의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송의원은 남북관계에 간섭하지 마라며 뚱딴지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송 의원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을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것이거나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유엔사는 실질적으로는 미군이라며 지속적으로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유엔사의 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송 의원이 북한과 괘를 같이 하는 발언을 의도는 뻔하고 하겠다.

송 위원장의 가벼운 입이 물의를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일에는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의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몰상식한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다. 그는 같은 남자끼리, 우리는 배도 한 번씩 툭 치고 엉덩이 쳤다는 건데.”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라는 등 외교적 갈등을 빚을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사과했다.

지난 6월 외통위원장 취임 직후에도 실언으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대해 “()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인천 시장 재직 시절에는 북한의 포격 피해로 무너진 연평도의 한 가게 앞에서 그을린 소주병을 들며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는 귀를 의심케 하는 말로 국민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한번 실언은 있을 수 있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그건 자질과 품격의 문제다. 이쯤 되면 송 의원은 습관성 막말주의자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일반인도 삼가야 할 말을 국회 외통위원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심히 우려스럽다. 이번 기회에 학생시절에 습득한 반미운동권 시각으로 외교안보 사안을 재단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고도 자신의 시각을 고집한다면 대한민국의 국격 유지를 위해 외통위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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