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명 바꾼 야당, ‘국민의 짐’이 되지 않으려면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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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명 바꾼 야당, ‘국민의 짐’이 되지 않으려면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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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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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지난 31일 당명을 국민의 힘을 새 당명으로 잠정 결정했다. 1일 상임전국위와 내일 전국위를 거쳐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새 당명에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대세를 거스를 정도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해 무난하게 확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24·15총선을 앞두고 내걸었던 미래통합당이란 간판은 불과 반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 보수정당은 1990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 이후 30년 동안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으로 여섯 번째 간판을 교체하게 됐다.

정당명을 자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 당명 변경에는 과거 부정적 유산을 털어내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어 긍정적이다. 주로 진보 중도 진영의 정당이 써온 국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국민의 힘으로 채택한 것도 변화에 대한 절박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새 정당의 정강정책에는 1호로 기본소득을 명문화하고, ‘2·28 대구민주화운동, 3·8 대전민주의거, 3·15 의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정신을 이어 간다는 내용을 포함됐다.

국회의원 4연임 제한 추진, 피선거권 연령 18세로 하향 조정 등 중도·진보 성향으로 분류될 정강정책을 채택하며 중도층에게 다가서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 19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꿇고 사과한 것은 군사정권에 뿌리를 둔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8·15 광화문 집회에 당 차원에서 참여하지 않는 등 극우파들과 거리를 두려는 태도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보수는 그동안 자유시장경제 논리를 내세워 기업하기 좋은 사회를 만든다며 노동자의 생명 보호와 안전을 위한 규제 신설 등에 인색했다. 복지 확대보다는 부자 증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권위주의, 성장주의, 엘리트주의로 기억되고 시대정신에 호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고루한 꼰대 정당, 기득권만 지키고 누리려는 웰빙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통합당은 지난 2월 출범 당시 변화와 쇄신을 약속했지만 계파 정치, 영남 지역주의, 극우반공주의 등에 사로잡힌 구태를 벗지 못했다. 그러다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았다. 겨우 헌법 개정을 막을 수 있는 의석만 건진 채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지경으로 내몰렸다.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에 견제는커녕 맞설 의지를 상실한 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오죽하면 문재인 정부의 갖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여당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야당복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까.

이번에도 포장만 바꾼다고 내용이 바뀌겠느냐는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당명을 바꾸고 그럴 듯한 정강정책을 채택하더라도 당의 체질과 지향점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억지 주장이 아닌 대안 있는 건강한 정책경쟁으로 거대 여당과 맞서야 한다. 뼈를 깎는 고통이 뒤따라도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이 수반되지 않으면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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