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4조원 넘게 늘어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끌' '빚투' 등의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과열된 주택 구입과 주식 투자 용도의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8월 한 달 간 가계대출은 841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달 41800억 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2배가 넘는 상승폭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서 모두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8월 중 주택담보대출은 41600억원으로 전달 13600억원보다 28천억원이 늘어났다.

신용대출도 4700억원이 증가하며 전달 26800억원 대비 1390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신용대출이 한 달 사이 4조원 넘게 늘어난 것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은 금리가 역대 최저로 떨어진데다 주택 구입과 주식 투자 용도 등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2.62%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도 워낙 낮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전됐다""최근 카카오게임즈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청약을 진행하면서 이를 위한 대출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릴만큼 개인들의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빚내서 주식하는' 개인 대출 수요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6IPO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SK바이오팜은 31조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현재 청약이 진행중인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IPO로 몰리는 자금 수요도 크다.

2일 오전 10시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28조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대출의 가파른 증가 현상에 은행들도 딜레마에 빠졌다.

당초 올 상반기에 이미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대출 수요 급증으로 올해 대출 목표치를 채운 은행들은 하반기에는 대출 조이기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출 관리에 나서지는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돈 벌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신용대출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대로 가면 쏠림 현상이 심해져 여신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만약 8월이 신용대출 증가의 정점이 아니라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도 현장 파악과 관리에 들어갔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금융리스크대응반 점검회의에서 "금융감독원 검사를 통해 원리금상환비율(DSR)이 차주 단위로 문제없이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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