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바람 잘 날 없다.

울산 시장 부정 선거 의혹, 조국 사태,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사퇴 ,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등 등... 이것도 모자랐는지 이번에는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 복무 혜택 의혹으로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가득이나 코로나19로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국민들은 정말 짜증이 난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더니 문재인 정부에는 유독 가지가 많은 가 보다.

추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복무 혜택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해 12월이었다. 당시 전주혜 통합당(현 국민의 힘) 의원이 인사청문회 때 추 장관 아들의 황제 복무에 대해 질문했다. 추 장관은 부인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처음에는 휴가 특혜 의혹으로 시작됐다. 그러더니 추 장관 보좌관의 외압성(?) 전화, 근무지 변경과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압력까지 추가됐다. 여당이 관계자들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이 같은 의혹들은 점점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추 장관은 야당의 아들 의혹 제기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의혹 제기를 신상 털기로 규정하면서 검언유착이 심각하구나 감탄한다며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쪽 다리를 수술해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면 군대에 안 가도 됐을 아이라며 아이가 굉장히 많이 화가 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더는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래도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멈추지 않자 소설을 쓰시네라며 비아냥 거렸다.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그의 발언은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고, 여야 감정싸움의 불쏘시개가 되었다.

부모 입장에서 추 장관의 입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추 장관은 판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면서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았다. 아마 자식을 직접 키우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다보니 마음속에 자식에 대한 미안함이 트라우마로 자리를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대개 이런 트라우마는 자식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표현되기 십상이다. 자식이 부탁하면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를 떠나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다. 어릴 때 직접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심리라고 보면 된다.

자식 이기는 사람 없다고 평범한 사람들도 자식 문제에는 한 없이 작아진다. 그래도 자식을 다스리는 기준은 있다. 상식 있는 부모들은 정의롭지 못하거나 공정을 해치는 부탁은 들어주지 않는다. 그런데 추 장관은 너무 나간 것 같다. 아직 검찰이 수사 중이고 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 공직자 그것도 법무장관이 거짓말 의혹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에도 종류가 있다. 우선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소소한 거짓말이 있다. 인간관계에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하므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하는 거짓말이 있다. 이런 거짓말은 수위에 따라 용서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가장 나쁜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상대방을 혼란에 빠트리고 삶 전체를 망가트리기는 악의적인 거짓말이어서 결코 용인되어선 안 된다.

추 장관은 아들을 둘러싼 의혹이 거짓말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추 장관의 거짓말은 어디에 해당할까. 현재로선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한 거짓말 단계에 와 있는 것 같다.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법에 맡기고 가만있으면 국민의 용서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변명하고 상대를 공격하면 할수록 새빨간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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