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P "중국 반도체 자립으로 한국 수출 훨씬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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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P "중국 반도체 자립으로 한국 수출 훨씬 어려워져"
  • 온라인팀
  • 승인 2020.10.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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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푸어스의 숀 로치(Shaun Roache)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 (사진제공=S&P) © 뉴스1
스탠더드앤푸어스의 숀 로치(Shaun Roache)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 (사진제공=S&P) © 뉴스1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쌍순환'(雙循環·Dual Circulation)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5월부터 '쌍순환'을 입버릇처럼 언급하기 시작했다. 수출 중심의 국제대순환과 내수 중심의 국내대순환이라는 두 개 쌍두마차로 중국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가 아직 쌍순환 전략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기도 전이지만 이 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이 내놓는 한 수(數)가 전 세계 무역에 몰고 올 파급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4일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숀 로치(Shaun Roache)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이러한 쌍순환 정책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내년 초 발표하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통해 쌍순환 전략이 베일을 벗을 것으로 내다보며 "중국이 '쌍순환' 정책으로 반도체와 로봇, 에너지, 농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의 자립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미중 양국의 패권전쟁이 차세대 첨단산업인 로봇, 반도체, 에너지 등으로 확전양상을 보일 거란 얘기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기도 한 반도체를 두고 "쌍순환 정책의 명백한 대상이 되는 핵심기술"이라며 "최근 정책 당국 관계자들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켜서 실질적으로 수입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생산·물류·조달에 걸친 공급망이 흔들리자, 중국이 이를 계기로 삼아 '핵심기술' 자립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의 영향으로는 "중국이 초기에는 한국의 도움을 필요로 하겠지만 향후 몇 년 동안 한국 수출 업체들에 있어 중국 시장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對)중국 수출의 무려 25.6%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다만 쌍순환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기·수소차 등의 자동차 분야는 여전히 개방될 것으로 내다봤다. 명품이나 화장품 등 선택재(discretionary goods) 시장 역시 우리나라 업체들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아이디어와 혁신이 필요하면서도 공급망 중단 위험이 낮은 산업 분야에서는 외국 기업들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정책의 '국제 순환'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서비스를 중국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쥘 수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 딜라이트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2020.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 딜라이트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2020.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최근 S&P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실질 GDP) 전망치를 기존의 -1.5%에서 -0.9%로 0.6%포인트(p) 상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가 얼어붙자 우리나라의 올해 GDP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 등 주요 국내외 경제기관들과 대조적인 행보다.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내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가라앉으면서 경제 활동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2020년 전망치를 올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다른 G20 국가들에 비하면 덜 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S&P는 일본과 미국의 경우 GDP 성장률이 각각 5.5%포인트(p), 6%p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S&P는 또한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이 2021년 3.6%, 2022년 3.4%, 2023년 2.6%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인플레이션으로는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하회하는 낮은 수준의 증가율을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 0.5%, 2021년 0.7%, 2022년 0.8%, 2023년 1.1% 등이다.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중앙은행 목표치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로플레이션'(Lowflation) 경제"라며 "이는 실질 이자율을 실제보다 높게 유지하고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일본이 증명했듯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란 매우 어렵다"며 "불행히도 한국의 노동시장 회복이 느리게 일어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요구하는 상황 속에서는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할 때 임금이나 가격을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경제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이는 어려운 일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2020.8.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020.8.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국의 연평균 실업률로는 2020년 4.1%, 2021년 3.9%, 2022년 3.7%, 2023년 3.6% 등 약 3~4%를 전망하면서도 '완전고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을 피력했다.

과거에는 실업률이 3~4%이면 최저 수준에 가까워 완전고용에 이르렀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한국의 고용시장에서 임시직 근로자와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실업률만으로는 실제 고용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그는 "근로자 가운데 상당수는 일자리를 얻더라도 원하는 시간보다 더 적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이는 곧 '불완전 취업'(underemployed)을 의미한다"면서 "만약 사람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고 직업 찾기를 그만 두면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되면서 실업률 통계에 반영되지 않게 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따라서 한국에 관해선 실업률과 함께 구직을 희망하는 생산 가능 인구의 비율, 더욱 오랜 시간 일하기를 원하는 인구수 등의 지표를 폭넓게 포함시켜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과 관련해선 2023년까지 원화 강세를 예상했다. S&P의 연말 기준 원/달러 추정치는 2020년 달러당 1189원, 2021년 1180원, 2022년 1170원, 2023년 1160원이다.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 달러, 엔을 포함한 모든 주요 통화가 향후 몇 년 동안 일정한 가격 범위 내에 머물 것으로 본다.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도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금리 차이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며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의 원화 환율 역시 일정 범위 내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 금리 역시 2023년까지 현행 연 0.50%에 줄곧 머물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내년에 전 세계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타날 경우, 한국은행은 아마도 0.25%로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특히나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정책금리(policy rate)를 그대로 유지하는 상황 속에서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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