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 김상훈의원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 김상훈의원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준비 단계에서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기획단장으로 내정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3일 만에 교체됐고, 선거기획단의 명칭도 경선준비위원회로 변경했다. 

국민의힘이 재보궐 준비 초반부터 삐꺽대는 것은 당 지도부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12일 오후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고 후보 발굴과 경선룰 등을 논의할 선거대책위원장에 지난 10일 내정했던 ‘유일호 카드’를 접고 3선의 김상훈 의원을 내정했다.

김 의원을 발탁한 것은 당내 주류인 영남 의원으로 서울·부산과 큰 연관이 없는 데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조직이 언론에 공개된 상황에서 선장과 이름을 황급히 바꾼 것은 이례적이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 비대위 후 브리핑에서 “현역 의원 중심으로 선거를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을 반영했다”며 내부 갈등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전 논의 없이 지난 10일 유 전 부총리가 내정된 사실이 퍼져나간 것을 두고 다수의 비대위원들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 전 부총리가 박근혜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친박(친박근혜) 이미지 탈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유 전 부총리 낙점에 주호영 원내대표도 ‘도로 친박당’의 이미지를 내세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기획단이라는 명칭에도 당내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전략기획위원회’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하다 결국 ‘경선준비위원회’로 결정했다.

조직의 역할을 서울‧부산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을 논의하는 수준으로 한정해 사실상 '급'을 낮춘 셈이다.
이는 당헌‧당규상 당 대표가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명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막기 위한 명분 쌓기의 하나라는 해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때 “이런 식으로 하면 대선에서 진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준비위원회는 향후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후보 선정 방식도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미스터트롯’식의 완전 국민경선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현역의 권영세·박진·윤희숙 의원, 원외에서는 나경원·이혜훈·김선동·지상욱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부산시장 후보군으로는 현역의 서병수·조경태·장제원·박수영 의원, 원외에서는 유기준·박형준·이진복·이언주·유재중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최적의 방식을 고안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탈환에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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