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두 장과 글을 올렸다. 공개한 사진은 한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집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이다. 추 장관은 아파트 앞은 사생활 영역이니 촬영 제한을 바란다는 공문을 언론사에 보냈는데 기자는 계속 뻗치기를 하겠다고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출근을 방해하는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며 일을 보겠다고 했다.

추 장관이 기자의 사진을 공개한 뒤 모두가 예상한 일이 벌어졌다. 해당 기자 신상을 묻는 질문과 인신 공격성 댓글이 쏟아졌다. 친문 네티즌들 중심으로 저 여자는 기자가 절대 아니다”, “XX들은 그냥 무시가 답이다등 해당 기자의 인격을 모독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심지어 조두순을 저X 옆에라는 입에 담지 못할 댓글도 보였다.

추 장관의 사진 공개 이후 감정적 대응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사진을 올린 지 약 2시간여 만에 해당 기자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하지만 해당 글과 모자이크 사진을 그대로 뒀다. 이는 너도 당해 보라는 보복성 좌표 찍기로밖에 볼 수 없다. 어린아이도 이런 유치한 대응은 하지 않는다.

기자가 취재원 집 앞에서 기다리는 건 취재의 기본이다. 여당 대표까지 역임한 유명정치인 출신으로 법무부장관이 된 추 장관은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다. 더군다나 아들의 군복무 혜택 의혹에 관련 수많은 거짓말과 궤변에다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인 터라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취재거리다.

추 장관은 사생활 침해라는 인식 아래 기자의 취재 윤리를 비판하고 있다. 해당기자의 취재 행위는 집 바깥 공간에서 공인의 출근 모습을 찍기 위한 것으로 사생활 침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추장관은 국무위원이자 고위공직자이므로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공적 업무가 시작된다. 해당 기자는 분명 공인에 대해 허용된 범위 안에서 취재활동을 했는데 추 장관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이번에도 모든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추 장관의 기질이 잘 드러났다는 의견이 대세다. 국회에서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묻는 야당 의원에게 소설 쓰시네라며 비아냥댔다. 그 소설이 사실로 확인되고 거짓말 논란이 더 커지자 소설로 끝나는 게 아니고 장편소설을 쓰려고 하나며 다시 발끈해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법무장관은 원칙과 정의를 목숨같이 여겨야 한다. 역대 법무장관들은 그랬다. 그런데 추 장관은 하는 말, 벌이는 일마다 분을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기 절제로 못하고 국민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 법무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까. 추 장관의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은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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