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카드로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7000만 원 가량을 결제해 교육부가 중징계를 요구한 고려대 교수 12명 가운데 장하성 주중 대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16일 “고려대 종합감사에서 법인카드 부당 사용으로 중징계 받은 교수 중 장하성 주중 대사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 1~2월에 진행됐고 고려대가 개교 115년 만에 처음 받은 교육부 종합 감사였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고려대 종합감사에 따르면 고려대 교수 13명은 2016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 강남소재 유흥업소에서 1인당 1~86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총 6693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금액은 교내 연구비, 산학협력단 간접비 등으로 쓰여야 할 예산이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교수 12명에게 중징계, 1명에게 경고 처분을 내릴 것을 고려대에 통보했다.
중징계 대상이 된 12명의 교수는 당시 경영대 교수였던 장하성 대사를 비롯해 경영대 교수 등과 기획예산처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낸 교수들이다.
특히 최다인 86차례에 걸쳐 총 2487만원을 결제한 A교수는 현재 한 단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방문한 유흥업소는 ‘서양 음식점’으로 영업신고가 되어 있었으나 ‘술 접대 유흥업소’였다.
이 업소에는 별도 룸에 테이블, 소파, 노래방 기기 등이 갖춰져 있고 접대를 하는 여성 종업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하성 대사 역시 중징계 대상에 포함됐지만 처분 당시 정년퇴임을 한 상태여서 통상적 절차에 따라 ‘불문’(징계하지 않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사가 직접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진 않고 있다.
고려대 주변에서는 “장 대사가 유흥주점에 직접 가지 않고 법인카드를 빌려준 것일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중징계 대상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법인카드 단순 대여 수준 이상이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대사는 1990년부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임하다 지난해 정년퇴임했다.
2005~2010년 고려대 경영대학장을 3연임했고 2017년 5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유흥업소 법인카드 지출 등 일부 교수 비위 사실이 드러나자 고려대 기획예산처장과 총무처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