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금 전 의원이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여야의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애써 표정관리를 했지만 당혹한 모습이고, 서울시장 후보 구인난에 겪던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금 전 의원은 거취 문제는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며 야당의 러브콜에 응답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21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금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금 전의원은 민주당의 문제로 편가르기내로남불’, 친문 강성 팬덤의 문자폭탄·악플을 지목했다.

특히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친문 지지층을 에너지원으로 지칭한 이낙연 대표와 대선후보 시절 양념에 빗댄 문재인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혹한 민주당...엇갈린 반응

금 전 의원 탈당에 대해 민주당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개인의 거취로 파장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친문 의원들은 금 전 의원을 향해 날선 비판을 했다.

이낙연 대표는 충고는 저희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그러나 일단 떠나신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허영 대변인은 "자연인으로서의 탈당이기 때문에 거기에 큰 의미가 있을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정청래 의원은 SNS를 통해 정치를 계속하겠다니 국민의힘 행보다는 국민의당 행을 권한다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국민의힘이 더 땡기겠지만 그래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철수형이 외롭다. 이럴 때 힘 보태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과거에 금태섭 전 의원처럼 되겠다던 초선 김남국 의원은 금 전 의원을 자신의 이익과 자리만 쫓아다니는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빨리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해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나 지역구 재보궐을 준비하려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러브콜 보내는 야권

야당은 금 전 의원 탈당에 상당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금 전 의원이 야당에 입당한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지만 입당하지 않아도 민주당의 스펙트럼이 그만큼 좁아지는 효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번 만나볼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에 대한 인재영입 가능성과 관련, 부정적인 반응도 보이지 않은 김종인 위원장은 평소 금태섭 전 의원과도 친분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도 예전부터 생각하는 것이나 의견 형성하는 것이나 접점이 꽤 많다고 생각했다탈당했으니까 한번 만나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권에 거리 두는 금태섭

금 전 의원은 향후 거취에 대해선 일단 말을 아낀 채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금 전 의원은 탈당 후 오늘은 탈당을 한 날이니 탈당에 대해서만 말하겠다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차차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데 대해선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더 크게 반성하고 변화해야할 당이 아닌가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리를 뒀다.

금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과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시절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를 도왔지만 안 대표의 탈당 때 민주당에 잔류하며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내왔다.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매년 퀴어 축제에 참여하는 등 진보적 정체성도 일부 드러내왔다.

 

금 전 의원의 향후 행보는

정치를 계속한다는 전제하에 향후 금 전 의원의 행보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국민의힘에 입당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받겠지만 서울시장 출마에 따른 경비와 지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짐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소신파라는 이미지가 희석돼 정치적 파급력이 떨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무소속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해 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여권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다.

소신파인 금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중도층의 관심을 끌 수 있는데다 야권의 지원까지 얻을 수 있다.

한 민주당 인사는 우리로선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는 금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고 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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