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점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연초에 회장직 승계 논의를 끝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으로 지정받으며 이미 삼성그룹의 공식적인 총수 지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4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총수 중 유일하게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다.

그동안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와 국정농단 사건 재판 등 잇단 사법 리스크로 회장직 승계 여부는 수면 아래에 있었다.

삼성 내부는 물론 경제계에서도 회장 승진 여부에 대해 말을 아껴왔지만 아버지의 별세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왔다.

2014~2015년 화학·방산 사업을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매각하고, 2016년 미국 전자장비 업체 하만 인수를 지휘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해 재계의 그간 전례에 비춰봤을 때 회장직을 오랜 기간 비워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대 사례를 보면 재벌그룹은 경영 공백을 우려, 선대 회장이 타계하면 거의 한 달 내에 후임 회장을 결정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이병철 선대 회장이 타계한 지 20여일 만에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최태원 SK 회장 역시 아버지 최종현 회장이 타계한 후 7일 만에 그룹 회장에 올랐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 타계 이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 구광모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사회 의결만으로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정의선 신임 회장 선임안을 승인하며 정의선 시대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회장 선임과 함께 삼성전자의 등기이사 복귀도 추진할 경우 주주총회를 열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임기만료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현재 미등기임원이다.

이 회장 별세 이후 새로운 삼성이라는 상징성과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고 공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재계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만큼 이를 앞두고 연초 회장직 승계 논의를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공정위가 이미 이 부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상황인 만큼 지금 이 부회장의 직함이 회장으로 바뀐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 그룹에서 결정만 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관련 절차가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이 부회장의 회장 승계가 가시화하면서 이 부회장의 첫 경영 메시지가 언제 나올 지도 주목된다.

당장 오는 111일이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어서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담긴 기념사가 나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 1월 삼성그룹의 신년사 역시 예년보다 더욱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 회장 별세 이후 첫 해인 만큼 이 부회장이 구상한 미래 전략과 새로운 비전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회장직 승계가 완료되면 삼성이 인수·합병(M&A)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인공지능(AI)·6세대 이동통신(6G) 등 미래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M&A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폴리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