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아늑한 주거 환경이라고 칭찬했던 공공 임대주택이 사실은 쇼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부랴부랴 해당 아파트에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가구와 소품을 빌려 세팅하는 등 기존 공실을 쇼룸으로 급조한 것이다. 두 집을 새로 꾸미는데 429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 행사 홍보 대행료 41000만 원도 투입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행복주택 단지를 찾았다. 대통령은 전용면적 41(12)44(13) 집을 둘러보면서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현실성이 결여된 대통령의 발언에 저 비좁은 집에 4명이 살라는 말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동행한 변창흠 LH사장에게 질문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공개 방문하는 행사인 만큼 잘 보이도록 꾸미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보여주는 아파트가 실제 주민들이 사는 곳과 차이가 많다면 이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다. 해당 단지는 지난 8월 완공됐는데 벽면 곰팡이, 누수와 배수구 부실시공, 층간소음 등 입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임대주택 월세 10년 치를 퍼부어 좋게 보이려 포장한 셈이니 기가 막힌다.

이번 행사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기획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탁현민 연출, 문재인 주연, 변창흠 조연의 눈속임 쇼였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 행사 대부분이 이런 탁현민 쇼였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6·25 70주년 국군 유해 운구 행사, 각종 경제 비전 선포식 등은 전시행적 성격이 강했다. 화려한 영상과 레이저 쇼 등으로 국민 눈길은 잡았지만 내실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이 문 정부는 정책의 내실보다는 보여주기에 중점을 두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방역과 백신 확보에는 실패해 놓고 홍보에만 열을 올려왔다. 이달 들어 600명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전 부처와 광역단체에 K방역 우수성을 홍보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K방역 홍보 다큐멘터리를 찍고 광고 영상을 올리겠다고 난리다. 이들은 국민이 또 속을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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