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살인죄 처벌' 가능할까…법조계 "결론 예단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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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모 '살인죄 처벌' 가능할까…법조계 "결론 예단 못해"
  • 온라인팀
  • 승인 2021.01.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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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의 사진이 놓여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13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의 사진이 놓여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검찰은 양모 장모씨에게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하지만 양모 장모씨를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검찰은 지난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장씨의 혐의에 살인죄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전문가들은 살인죄 적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변호사들은 살인죄 적용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현실적으로 살인죄 입증이 가능할지를 놓고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양모가 정인이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폭행을 계속했는지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연 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살인죄 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사망한 아이 상태가 그 정도라면 살인죄가 충분히 된다"며 "검찰도 너무 안전하게 아동학대치사로 가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살인죄 혐의로) 하는 데까지 해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망할 때 어떤 상태였는지 그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검찰에서 이런 부분을 입증해야 하고 법원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인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보호자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절대적 약자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이 살인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적용하고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한 배경이기도 하다. 살인 혐의를 우선 적용하고 입증되지 않으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운용 다솔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양모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때렸는지 고의를 가졌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며 "양모가 폭행 전과가 없고, 세게 때리긴 했지만 죽을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고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추가로 확보한 법의학 전문가 의견과 프로파일링 결과에 대해서도 "법의학은 똑같이 부검해도 해석이 다를 수 있고 심리분석 역시 다른 전문가가 나와서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며 "피고인 측에서 다른 견해를 가진 전문가를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살인죄보다는 아동학대치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수경 민변 아동인권위원회 변호사는 "검찰이 살인죄를 추가했다면 여론에 밀렸다기보다 부검결과 등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공소장을 변경했을 거라 기대한다"고 분석하면서도 양부모의 구체적 행위와 고의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변호사는 살인죄를 적용하려면 "(양모의) 명확한 행위를 최대한 입증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인이 사망 당시 양모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 확인하고 양모가 이런 행위를 하고도 아이가 안 죽을 것으로 생각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살인의 고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의 의견서가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뒤늦게 공소장을 변경한 건 수사에 문제가 있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김범한 법무법인YK 형사전문변호사는 "객관적으로 살인죄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초동 수사 당시 수사기관도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로 봤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살인죄 적용을 엄격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변호사는 살인죄로 처벌받아도 형량이 무겁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법감정과 달리 양형기준상 징역 5년이 나오기도 한다"며 "(양모의) 살인죄가 인정돼도 징역 10년 정도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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