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사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커피전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사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커피전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 =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18일부터 2주간 연장한다. 그러면서도 거리두기 장기화로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던 다중이용시설들에 대한 방역 지침은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지 못하는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면서도 "사실상 거리두기 단계를 내린거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우려했다.

◇수도권 2.5단계, 5인 이상 모임 금지 2주간 연장…다중이용시설 완화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17일 시한인) 거리두기 단계를 (18일부터) 2주 더 연장한다. 개인간 접촉을 줄여 감염확산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컸던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밤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도 계속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그 대신 " 헬스클럽, 학원, 노래연습장 등 문을 닫아야 했던 다중이용시설은 엄격한 방역수칙을 적용하는 조건으로 운영이 재개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페·종교시설에 대한 방역 기준 역시 합리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전문가 "사실상 거리두기 단계 낮춘 셈…땜질식 벗어나 거리두기 재정비해야"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상 거리두기 단계를 낮춘 것이라고 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완만한 감소세이지만, 아직 확진자 발생이 500명대에서 정체되어 있다. 단계를 낮추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말이 거리두기 연장이지 내용적으로 보면 내려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2주 단기간의 희망고문처럼 되는데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 지금 완화한 식당·카페들도 다 문을 닫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가오는 설 연휴와 맞물려 지금 같은 방역조치 완화가 오히려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해 추석에는 100명대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보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런 식으로 방역을 완화하면 설 연휴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도 "당장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적용되는 2주보다는 그이후 다가오는 설 연휴가 더 위험하다 볼 수 있다"며 "지난해 추석은 날씨 좋은 가을이었고, 지금은 (사람들이 실내로 모이는) 겨울 한 가운데 있어 더 위험하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5단계 거리두기 단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사각지대로 지적되어 왔던 부분들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11월에 개편한 거리두기 단계는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내용이나 기준을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며 "1년간 7만여명 확진자가 나왔으니 빅데이터로 해서 그동안 문제됐던 형평성이나 실효성, 풍선 효과 등의 누적된 문제를 합리적·과학적 근거로 새롭게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땜질식으로 조금씩 풀어지고, 조이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문 닫는 자영업자들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완화는 시켜주더라도,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자체적으로 규칙을 지킬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며 "식당에서 칸막이를 친다고 해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면 소용이 없다. 업소나 환경을 고려한 방역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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