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인터내셔널과 한국갤럽이 다국가 비교조사에 참여한 45개국 성인 중 절반은 미국·러시아·중국의 국제정책이 세계를 불안정하게 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현시점 양대 강국인 중국·미국이 앞으로 10년 후, 2030년에도 초강대국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국제적 역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미래에도 미·중 양대 강국을 넘어서진 못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한국은 전년도보다 미국의 국제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EU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고, 2030년 미국·중국 위상을 타국민보다 더 높이 봤으며, 러시아·일본에는 가장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갤럽인터내셔널이 202010~1245개국 성인에게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이하 'EU') 각각의 국제 정책이 세계를 안정시키고 있는지, 불안정하게 한다고 보는지 물었다. 그 결과 미국의 국제 정책에 대해서는 52%, 러시아·중국의 국제 정책에 대해서는 각각 47%가 세계를 '불안정하게 한다'고 답했고, 이 세 나라가 안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는 사람은 세 명 중 한 명에 그쳤다. 한편, EU의 국제 정책에 대해서는 '안정화' 42%, '불안정화' 33%4대 강국 중 유일하게 긍정적 평가가 앞섰지만 그 정도 수치는 예년만 못한 평가이다.

한국 조사는 작년 115~29일 전국(제주 제외)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중국, 러시아 각각의 국제 정책이 '세계를 불안정하게 한다'는 응답이 각각 84%, 75%45개국 평균(47%, 47%)을 크게 웃돌았고 이는 과거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한국인의 미국 국제정책불신('불안정화게 한다' 응답 비율)201862%, 201972%로 높아졌다가 202056%로 줄었다. 이는 2019년 북미정상회담 등 남북미 관계와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 양국 간 특수한 상황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아래 유보된 점, 그리고 미국 대통령선거 직전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참고로, 20209월 초 조사에서 한국인은 바이든 후보 당선을 원했고,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미국의 국제적 위상이 약해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인의 EU 국제 정책 신뢰('안정화' 응답 비율)33%2020년 조사 참여국 평균 42%를 밑돈다. 2018(50%)2019(46%)에는 조사 참여국 평균 수준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알던 유럽의 문화·경제적 선진국들이 코로나19 사태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예상외 모습에서 비롯한 변화로 추정된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영국, EU 7개국 각각에 대해 2030년 세계 초강대국일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중국''미국'에 대해서는 45개국 성인 중 각각 59%, 56%가 앞으로 10년 후에도 여전히 세계 초강대국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다음은 '러시아' 43%, 'EU' 32%, '일본' 31%, '영국' 25%, '인도' 1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7개국 각각에 대한 10년 후 초강대국 전망은 '미국' 78%, '중국' 70%, 'EU' 28%, '러시아' 20%, '인도' 14%, '영국' 13%, '일본' 10%. , 한국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2030년에도 초강대국 위치에서 패권을 겨루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러시아와 일본의 미래 위상에는 45개국 중에서도 가장 회의적이며 인도와 영국의 역할에 대한 평가도 낮은 편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현시점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2030년에도 그 위치를 점하리라 예상되지만 동시에 세계의 불안 요인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10년 후에도 초강대국일 것인가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EU의 국제적 역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미래 강국의 중심이 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영국, 일본도 미래의 초강대국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결국 현시점 국제적으로 안정적인 초강대국은 없다. 코로나19에 맞선 세계에 희소식은 아니다.

이번 세계조사는 갤럽인터내셔널이 202010~1246개국 성인 총 43,606명 전화, 온라인, 면접조사(주제별 참여국 상이)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한국조사는 한국갤럽이 2020115~29일까지 간 2단계 층화 집락 무작위 추출-지점 내 성·연령별로 할당해 면접조사원 인터뷰방식으로 전국(제주 제외) 19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포인트로, 응답률은 26%(총 접촉 5,856명 중 1,500명 응답 완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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