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정당들이 막바지 후보 공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당초 여야는 개혁과 쇄신을 호기 있게 외치면서 공천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혼란만 난무할 뿐 인적 쇄신 약속은 슬며시 꼬리를 감췄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교체율이 27%대로 저조하다. 대신 친문 성향이나 586세대 정치인들이 후보를 꿰찬 경우가 많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대구·경북 중진 등 현역을 대거 교체했다. 현역 교체율이 35%대에 달해 상대적으로 물갈이를 많이 한 편이다.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정치 신인이 공천으로 내재된 불만이 폭발했다. 김형오 공천위원장은 사천 논란에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했다.

여야 지역구에서는 많게는 20여명으로 추산되는 공천 탈락자들의 공천 불복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심판은 유권자가 한다는 명분을 무소속 출마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성공 확률은 낮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꺾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에서 반복되고 있는 불복종 문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루아침에 공천이 번복돼 억울함을 호소하며 반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자고나면 소수정당이 몇 개씩 생겨나고 합쳐지는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다. 투표용지의 길이조차 가늠하기 힘든 대 혼돈의 총선이 계속되고 있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야말로 아수라장 그 자체다.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 통합당은 참신함으로 공정함을 공언했지만 모두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았다. 이처럼 선거 때마다 정당의 아수라장 공천이 반복되는 것은 국민은 안중에 없고 당내의 복잡한 이해관계만을 따지기 때문이다. 공천 혁신을 약속하지만 결국은 실리에 급급해 명분을 헌 신발짝처럼 내다 버린다.

정당들의 이런 나쁜 행태를 고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다. 이번선거에서 소신껏 한 표를 행사한다면 한국 정치의 지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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