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삼성전자·현대차 연 매출 20% 차지
차·전자·배터리 기업들 판매 부진 '우려'

현대자동차 체코 현지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체코 현지공장 전경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둔 국내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현대차·LG·SK 등 대기업은 현지 공장의 방역을 강화하는 등 사전 대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봉쇄에 나선 데다, 공장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공장 운영과 제품 판매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생산비용이 비교적 싼 동유럽에 전자, 완성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란드와 헝가리에 각각 가전·TV 공장을 두고 있으며, 현대차는 체코, 기아차는 슬로바키아에 완성차 공장을 가동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폴란드), 삼성SDI(헝가리), SK이노베이션(헝가리)도 동유럽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기업들은 동유럽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서유럽에 판매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폴란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대표 4개국은 최근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출입국 통제에 나서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재계는 당장 부품 수급과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공장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이 우려된다.

이동 제한과 상점 폐쇄, 모임 금지 등 경제 활동을 제한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부품 수급 여부를 떠나 코로나 사태로 유럽 경제가 가라앉으면 판매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럽은 삼성전자 연 매출의 18.5%, 현대차 매출의 17.6%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라 판매 부진에 따른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수요가 줄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폴크스바겐, BMW, 르노, 피아트크라이슬러(FAC) 등 유럽 완성차 빅4는 방역과 수요 감소로 인한 공급 조정을 위해 공장을 닫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체코 공장도 조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 측은 "아직 공장 가동 중단 계획은 없다"면서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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