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최고위원 유서 남기고 잠적

미래통합당이 미투(Me too) 의혹 제기와 호남 비하 발언 문제가 불거진 김원성 최고위원에 대해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고 부산 북·강서을 공천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잠적해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한경닷컴은 20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는 김 최고위원 미투 내용이 사실인지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공천 철회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한경닷컴에 따르면 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김 최고위원 미투 관련 증거들은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녹취록 등이 있다는 보고는 받았다며 공관위 쪽에서 요청이 왔기 때문에 내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공천 철회를 결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묵과할 수 없는 내용이 확인된 김원성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해달라는 요청을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했다.

이석연 공관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미투 관련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피해자가 나왔고, 특정 지역 폄하 발언을 한 게 녹취로까지 확인됐다"고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관위 쪽 요청이 있었어도 최고위가 거수기가 아니라면 그런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내용을 확인해보는 절차가 필요했다"면서 "그런 절차 없이 공천 취소를 의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무리 미투 의혹이 제기됐다고 해도 본인 소명 절차도 없이 공천 철회를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날 김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도대체 누가 어떠한 내용으로 미투를 제기하는지도 모른다"면서 "제 이야기를 단 한 차례도 들어보지 않고 그렇게(공천 철회) 판단을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 배후는 불출마한를 선언한 김도읍 의원이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은 김 최고위원 공천이 철회된 후 곧바로 부산 북·강서을에 김 의원의 전략공천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사건 배후가 우리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김 최고위원 미투 내용이 무엇인지 우리도 모른다"고 했다.

김 의원 측은 공천이 발표되기 몇 시간 전까지도 불출마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공천이 발표된 이후에는 당의 요청에 따라 공천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335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 자택을 나선 뒤 택시를 이용해 경남 양산 통도사로 이동한 것이 확인돼 경찰이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김 최고위원의 아내는 집에서 김 최고위원이 쓴 3장 분량의 유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자필로 보이는 유서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집을 나서니 용서해 주길 바래. 정치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거라고 당신을 설득했던 내가 참 한심하고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적혀 있다.

'미투인지 뭔지 모르는 내용이고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믿어주면 좋겠다. 주위 분들에게 연락드려 내 원통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나 찾지 말고 기자회견도 예정대로 해주고 미투 제보자와 당사자 꼭 밝혀줬으면 좋겠다'라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호남 친구들과 지인이 많은데 지역에 대한 편견은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고 얘기도 좀 해줘. 평범한 청년인 나의 정치적 가능성을 인정해주신 이언주 의원님께도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주고'라고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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