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단체방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폭행을 비롯한 각종 가학 행위를 지시하고 촬영해 채팅방에서 돈을 번 조모씨의 신원이 확인됐다.

'박사방' 사건의 주범인 조주빈(25)씨는 수도권 한 공업전문대학에서 졸업한 무직(無職)의 청년이었다.

정보통신을 전공한 조씨는 재학시절 장학금을 여러 차례 받았으며 학교 신문사 편집국장으로도 활동했다.

2014년에는 교내 독후감 및 UCC 경진대회에서 독후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모범 학생이었다.

조씨는 한 NGO(비정부기구)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으며 보육원 등에서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밤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는 악마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두 얼굴로 살아왔다.

조씨가 활동했던 봉사단체에 따르면, 조씨가 이 단체에 처음 방문한 것은 대학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던 201710월이다.

자신을 "같은 지역 전문대에 다니는 학생"이라며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는 이듬해 3월까지 5개월간 봉사활동을 하다 1년간 활동을 중단한 뒤 작년 3월 다시 단체를 찾아왔다고 한다.

조씨는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이 단체에서 봉사 등을 기획하거나 직접 참여했다.

작년 11월 보육원 연말 운동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전한 인터넷 매체 기사에는 조씨 인터뷰도 나온다.

그는 "여러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나 역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보육원 아이들과 형과 동생, 오빠와 동생이 돼 편안히 즐길 수 있었고, 앞으로도 봉사를 삶의 일부로 여기고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했다.

201812월부터 최근까지 수많은 여성에게 고통을 주면서도, 대외적으론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23일 브리핑을 열고 "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범죄 채팅방의 운영자는 물론 가입자 등도 끝까지 추적하겠다""최소 수만 명의 사이버 성범죄자에 대한 수사가 예상된다"고 했다.

여성단체들은 성 착취물 공유 채팅방에 가입해 영상을 시청한 사람이 26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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