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막판에 이르자 네거티브 선거전이 불을 뿜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막말 퍼레이드에 이어 음모론까지 동원하는 것도 모자라 고소고발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다. 거대 여야 지도부와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의 치졸한 선거 전략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까 심히 염려된다.

여권은 제1야당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막말을 집중적으로 비난하지만 막상 자신들도 음모론과 막말을 남용하고 있다. 얼마 전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가 통합당이 n번방 사건의 민주당 연루자를 폭로할 거라는 정치공작설을 제기했다. 이에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정치공작이 본격화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즉각 호응했다. 공당 대표가 제 정신으로 한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통합당 수뇌부를 비하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의 막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서 장창을 뽑아 든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도 자신의 발언은 건전한 비판과 해학이라며 도리어 언론을 비난하는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통합당은 잇따른 막말을 쏟아내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TV토론회에서 광화문 세월호 텐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언급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앞서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3040대와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통합당은 이들의 제명을 결정하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위원장이 급히 수습에 나섰지만 내밷은 막말은 부메랑처럼 되돌아 올 것이다.

아니면 말고식 폭로도 횡행하고 있다. 통합당 김웅 후보(서울 송파갑)여권이 버닝썬 사건을 제보 받고도 조국 전 장관을 비호하기 위해 덮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가 불확실하다. 친문 정당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여권이 눈에 가시로 보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선거판으로 끌어들였다. MBC가 보도한 채널A와 검찰과의 유착관계 의혹과 관련해 "모종의 기획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개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며 주장했다.

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이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것도 문제다. 통합당은 윤 총장을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 여타 군소 정당들도 고소고발을 선호하긴 마찬가지다.

정당과 후보들이 음모론 막말 등을 자제해야 혼탁한 선거를 막을 있다. 하지만 권력에 눈이 먼 자들에겐 이런 조언은 쇠귀에 경 읽기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혼탁 선거에 경종을 울리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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