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막바지에 이르자 여야는 상대를 향해 막말과 저질발언, 무책임한 선동을 무차별 쏟아내 선거판을 어지럽히고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민주화 이후 치르진 그 어떤 총선보다 혼탁한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수준 향상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바람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짓밟혔다.

어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는 연이은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그는 세월호 막말로 인해 지난 10일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음에도 다시 문제성 발언을 했다. 지난 11일에는 페이스북에 자신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의 현수막 배치를 두고 현수막 ○○○이라고 적어 재차 논란을 일으켰다. 고위 공직자 후보가 사용한 저질 용어에 얼굴이 붉어질 정도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최근 유세에서 "이 정부는 목적을 이루지 위해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흉기를 든 남성이 같은 당 오세훈 후보(서울 광진을)의 유세 현장에 뛰어든 사건을 거론하면서 뜬금없는 주장을 한 것이다. 당 대표마저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침소봉대를 하는 한심한 모습이 우리나라 정치의 현주소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후보들의 막말과 저질발언도 통합당 후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남국 후보는 작년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 비하, 성희롱 발언에 동참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출연자들의 음담패설에 "누나가 (그런 말) 하는 건 괜찮은데"라거나 여성 신체를 희롱하는 발언에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김 후보는 최근 후보 TV 토론에선 "n번방 방지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경기도 시흥 지원 유세에서 공개적으로 통합당을 쓰레기 정당이라고 폄훼했다. 기정잡배나 다름없는 발언으로 자신의 정치 수준을 드러냈다.

비례 정당인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은 12일 민주당을 겨냥해 "나를 개쓰레기 취급했다""이씨, 윤씨, 양씨, 너네 나 누군지 잘 몰라?"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비난 댓글에는 "××"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여권 지지층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사과 방송을 하는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도 네거티브 선거 공작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해찬 대표는 통합당을 겨냥해 천박하고 주책없는 당” “토착왜구라고 비난해 물의를 빚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김종인 위원장은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 장창을 꽂고 뛰어들고 있다"고 발언해 통합당을 자극했다. 후보들의 저질 발언을 말려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앞장서 혼탁 선거를 부추기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여야 정치권의 네거티브 선거 전략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역대 최고의 사전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그 만큼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 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살피지도 않는 묻지마 투표를 하지 말아야 한다. 선거 풍토 개선을 위해 막말과 저질발언, 무책임한 선동은 반드시 심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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