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 후 자중지란에 빠졌다. 지난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부 구성에 대해 논의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비대위 체제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지도부 공백 해결이란 첫 단추를 꿰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에서 참패해 지도부의 사퇴와 낙선으로 무주공산이 된 터라 당의 재건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런데 통합당의 행태를 보면 개인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듯하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한 다선 의원 10여 명이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세상의 변화도 파악하도 못하고 당이야 어찌 되든 한 자리 차지하려는 자리다툼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통합당은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 아무 근거도 없이 일부 보수 유투버의 주장에 편승에 사전투표 조작설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역대 선거에서 사전투표 조작설이 수차례 언급됐으나 한 번도 사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 그저 진 쪽에서 제기하는 음모론일 뿐이다. 그런데도 통합당은 국민에게 씨도 먹히지 않을 과거의 나쁜 선례를 반복하고 있다.

통합당은 전 국민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약속을 뒤집으며 위기 극복에 발목을 잡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총선 때 황교안 전 대표가 공언한 국민 1인당 50만원 지급 약속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정세균 총리가 신속한 추경 통과를 요청했지만 통합당의 입장 번복으로 재난지원금의 신속한 집행이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리 4연패를 기록했다. 민주화 이후 30여 년간 없던 초유의 일이다. 야당으로선 지고 싶어도 지기 어렵다는 정권 3년 차의 총선에서 기록적안 참패를 했지만 아직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

3040세대의 민심 악화에 처방을 내놓기는커녕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지도 못하고 잇다. 통합당 비호감도가 북한 김정은과 같은 수준이라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도 외면하고 있다. 자리다툼 때문에 의원들의 현실 인식 능력이 어린아이 수준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통합당은 앞으로 당명을 바꾸고, 당 색깔도 다시 교체할 것이다. 이는 패배한 당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사람을 그대로 두고 아무리 변화를 외쳐봐야 속된말로 말짱 도루묵이다.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내세우지 않으면 조만간 사망선고를 받을 것이다.

통합당은 통합당은 자진 해산하고 중도실용 정당으로 환골탈태할 것을 권고한다는 보수 원로들의 모임인 국민통합연대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 나온 해산 요구를 이해하고 제대로 된 보수 정당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정권도 되찾아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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