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경보를 다시 경계로 낮추는 방안과 중대본 해체도 검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이 어제 코로나19 위기경보단계 조정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심각에서 경계로 전환되더라도 정부가 취하는 정책이 폐지·축소되거나 변경되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위기경보단계 조정 검토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어 방역망 안에서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2주간((4,20~5.3) 신고 된 신규 확진자는 총 127명이다. 4일 국내 신규 확진자는 3명으로, 77일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모두 해외 유입사례로 국내 감염은 이틀 연속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 전쟁 일선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의료진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조한 국민이 함께 일궈낸 값진 성과물이다.

위기경보단계 조정에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풀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2주일간 미스터리 감염자수는 8(대구 4, 경기 2, 서울 1, 경북 1)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총 127명의 확진자 중 6.3%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전체 확진자로 확대하면 현재까지 1021명으로 전체 환자의 9.5%를 차지한다. 아직도 방역망에 잡히지 않은 환자집단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 전환했다. 전환 기준으로 하루 확진자 50명 미만과 함께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 발생률 5% 미만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은 이 목표치를 넘는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등으로 대규모 유행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생활 방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위기경보단계가 경계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되더라도 마스크 5부제 등 관련 정책은 유지할 방침이다. 하지만 많은 방역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는 13일 이후 각급 학교의 등교수업이 이뤄지면 교내 집단발병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가을에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예상과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도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생활방역에 이어 위기경보까지 하향 조정되면 국민의 심리적 긴장이 풀어져 다시 코로나가 고개를 들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팬데믹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국내 상황이 안정세라고 경계를 소홀히 하는 것도 위험하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의 인식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위기경보를 낮췄다가 상황이 반전돼 다시 수위를 높이면 수습의 어려움은 배가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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