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등교하는 고3들 "늦었지만 다행" vs "감염병 위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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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등교하는 고3들 "늦었지만 다행" vs "감염병 위험 여전"
  • 온라인팀
  • 승인 2020.05.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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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대전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걸린 시계에 책상이 비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지난 11일 대전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걸린 시계에 책상이 비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혹시 이번에도 연기되는 거 아닐까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각자 자리도 알려주고, 학교 오는 버스 시간표도 보내주시더라고요. 확 실감이 나는 거예요. 내가 학교에 가는구나!"

강원 원주의 한 고등학교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조민식군(18)은 등교를 코앞에 둔 떨리는 심정을 털어놨다. 올해 대학 입시에서 수시 전형에 중점을 두고 있는 그는 이제라도 학교에 갈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군은 "두 달 넘게 집에서 원격수업만 들었던 터라 봉사활동을 비롯한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며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었다는 뉴스를 보면 불안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등교를 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 고3들이 하루 뒤인 20일 등교 개학에 돌입한다. 교육부의 순차적인 등교 개학 방침에 따라 79일 만에 대면수업을 재개하게 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00일도 채 남지 않았을 만큼 학사 일정이 촉박한 상황이라 고3 등교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온도차가 느껴진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세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위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게 불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배재민군(18)은 빠듯한 학사 일정을 고려하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오는 20일 등교 개학에 찬성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더 미뤄지면 정말 1학기가 통으로 없어지는 거고 수시는 망했다고 보면 된다"며 "대입 일정과 관련한 변수가 생기는 것 자체가 수험생 입장에서는 혼란이 커지는 것이니까 최대한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면서 등교 수업을 진행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3들은 등교 직후부터 숨 쉴틈 없는 학사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등교 이튿날인 오는 21일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시작으로 학교별 중간고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 인천시교육청주관 학평, 학교별 기말고사까지 중요한 5개 시험을 두 달 안에 연달아 치를 예정이다.

여기에 내신을 준비하는 학생은 틈틈이 수행평가와 대회 출전, 봉사활동 등 비교과 활동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박백범 교육부차관이 지난 17일 등교 개학 일정을 발표하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우리 고3 등 상황을 고려해서 등교를 결정했다"고 밝힐 만큼 대입이 등교 개학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입보다 안전을 먼저 고려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정혜경양(18)은 "고3은 입시가 코앞이니까 등교하는게 맞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 같은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공부가 건강보다 중요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은 물었으면서 학생들에게는 한마디도 듣지 않고 등교를 결정한 게 조금은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해야 하는데 확진자와 같은 버스를 타서 코로나19에 걸릴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분명히 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폐쇄되는 곳이 있을 텐데 이에 따른 비난을 개인이 어떻게 감수할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경기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김동연군(18)은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이 함께 고민해서 등교를 결정했으니 이에 따라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성급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학교에 다시 가게 된 걸 두고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어 "선생님과 처음으로 얼굴을 보고 인사하고 궁금한 부분도 직접 여쭐 수 있다는 건 다행이지만 이태원 클럽 사태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코로나19가 고3의 사회적 위치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 같아서 서글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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