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업계가 6개월 이상 장기 재고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3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샤넬루이뷔통은 판매 목록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명품 업체 역시 재고품 할인 판매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 명품 브랜드 상당수가 재고품 판매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3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샤넬루이뷔통 등은 면세점과 "재고 관리는 브랜드 본사가 직접 한다"고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품 시기는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시즌이 끝나면 이 브랜드들은 재고품을 반품 조치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은 시즌이 끝나면 상품을 재구매해서 재고 관리를 한다"면서 "면세점에 남아 있는 재고가 아예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명품시장에서 희소성과 가격 등은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는 요소다.

명품 브랜드는 제품을 생산할 때 각각 부여하는 시리얼 번호(일련번호)를 통해 생산 시기, 생산 장소, 판매 이력을 알 수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3대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도 가치를 훼손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면세점들이 추진하는 재고품 판매에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불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면세점들은 일부 참여하는 브랜드들과도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품을 팔려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브랜드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품은 면세점이 모두 브랜드에 돈을 주고 매입한 상품으로 가격 결정권은 면세점에 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면세점들은 이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면세품 재고가 시중에 풀릴 때는 세금을 매겨야 하므로 현 제품 가격 그대로를 고수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면세점들은 재고품 원가를 얼마나 감가상각해야 할지에 대해 법무법인브랜드 등과 논의하고 있다.

명품 수입의 경우 통상 8~17%의 세금을 부과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결국 면세점에서 파는 재고품 대부분은 다소 흔한 코치, 마이클 코어스와 같은 매스티지 브랜드 등만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유통망을 알아보고 있는데 브랜드 매장이 있는 백화점이나 아웃렛은 사실상 어려워 홈쇼핑이나 온라인몰에서 판매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지난달 관세청은 면세 재고의 국내 판매를 오는 10월까지 임시 허용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벼랑 끝에 선 면세점들에 재고 판매의 기회를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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