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북 전단 정책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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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 전단 정책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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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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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청와대는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회의를 연 뒤 정부는 앞으로 대북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 법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일부는 대북 전단을 살포해온 단체 2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경기도도 접경 지역 일부를 위험구역으로 지정해 대북전단 살포자의 출입을 원천 금지하는 조치에 나섰다.

대북 전단 살포 단체들은 지난 10년간 94차례 2000만장의 전단을 살포해 왔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정부가 전광석화처럼 빠른 조치 취한 것은 북한 때문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지 4시간30분 만에 정부는 대북전단금지법 추진을 공식화했다. 북한이 남한은 적이라고 규정하면서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끊은 지 하루 만에 정부는 전단을 살포한 탈북민단체를 고발할 방침임을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전단 살포에 현행법을 적용하기 충분치 않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더니 일주일 만에 현행 법 규정을 동원해 탈북단체 탄압에 나선 것이다. 행정의 일관성이나 신뢰성에 역행하는 행태가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지만 개의치 않는 듯 보인다. 김정은 정권이 쓰레기등 원색적 표현에도 정부는 북한 달래기에 올인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정부의 수사 의뢰가 법적으로 타당한지 불분명하다. 통일부는 대북 전단 살포는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게 돼 있는 물품 반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출매매, 교환, 임대차, 사용대차, 증여, 사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물품 등의 이동이라고 법에 적시돼 있다. 북한의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전단이 이런 물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당국자도 사법부가 반드시 우리의 유권해석을 따를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적 결론과 상관없이 일단 고발하고 본다는 식의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위법 소지가 있었다면 미리 조치했어야 하고, 과거부터 해온 행정행위가 타당하다면 의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손 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조치를 취하니 우리사회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정부의 저자세에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원칙과 일관성에 충실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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