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관의 투철한 사명감과 집념이 일궈낸 쾌거…부산경찰청 여청청소년수사계 서인호 경사

40년 만에 상봉한 실종자와 가족모습(사진=부산경찰청제공)
40년 만에 상봉한 실종자와 가족모습(사진=부산경찰청제공)

살아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그 동안 동생이 죽었는줄 알고 가묘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01,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가난함에 힘들어 했던 8남매는 평소 장애를 앓고 있던 동생을 돌보기 어려워 금방 찾아오겠다는 약속만을 한 채 집근처에 새로 생긴 복지기관에 맡겼다.

그리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8남매는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그 중 두 분은 돌아가셨다. 어느덧 세월이 훌쩍 지난 20185, 작고하신 8남매 맏이의 딸인 신씨(40, )가 대전유성경찰서의 문을 두드리고, ‘40년 전 헤어진 아버지의 동생을 찾아 달라.’, 실종신고를 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사건은 처음 실종지역인 부산남부경찰서로 이첩이 되고, 남부서 실종팀에서는 실종자의 소재를 찾기 위해 수개월동안 추적을 하였으나, 소재를 발견하지 못해 장기실종사건으로 남겨두게 됐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장기실종사건을 이관 받은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 장기실종담당 서인호 경사는 가족들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면서 실종된 신씨를 반드시 찾아주겠다는 일념으로 실종자 수사에 나섰다.

실종자에 대한 생활반응을 확인하고 각종 전산조회, 통신수사 등을 하였으나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서 경사는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의 가족들을 위해 반드시 찾아 주자는 각오로 비슷한 연배의 보호신고자, 행려환자 등 3,000여명의 사진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러던 중 실종자와 비슷한 신씨(70, )의 사진을 발견한 서 경사는 신씨를 보호 중인 동래 A병원에 연락을 해 최근 사진을 받아 조심스럽게 가족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온 가족들의 연락 실종된 큰아빠와 비슷한 거 같아요.” 서경사는 서울경찰청 등의 협조를 받아 가족들의 DNA를 채취하여 병원에 입원중인 신씨의 DNA와 대조요청을 했고 2020611일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40년 동안 애타게 찾아온 가족들에게 신씨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고, 가족들은 한걸음에 부산으로 달려왔다.

617일 무연고자들이 입원중인 동래 A병원 면회실에서 실종자의 누나, 남동생, 여동생은 꿈에 그리던 소중한 가족과 극적 상봉을 했다.

황급히 오느라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서인호 경사는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에서 지원받은 케이크와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가족들은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실종자에게 옛날 사진을 보여주고 글을 써가며 실종자의 기억을 되살렸다. 소중한 가족을 찾게 된 가족들은 살아 있어줘서 고맙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그동안 동생이 죽었는줄 알고 가묘까지 만들어 놓았다며 서 경사에게 감사함을 표했다고 전했다.

가족들의 상봉장면을 지켜본 서 경사는 “40년 만에 소중한 가족을 만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면회실에서 손도 제대로 잡아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린 가족들을 바라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가족들이 함께 모여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실종자와 가족들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지자체 협의하에 가족들이 주로 거주중인 서울로 실종자를 보내드릴 수 있도록 협의 중에 있다"며, "어르신께서 이제 가족 분들과 행복하고 좋은 시간만 보내시기를 간절히 기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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