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굳은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굳은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메이저리거 출신 강정호(33)가 23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본인의 음주운전과 관련해 여러 차례 고개 숙였다.

강정호는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야구에서 뛰며 변화한 모습을 보야드리고 싶다"고 국내복귀의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강정호는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한 뒤 "말주변이 없어 사과문을 미리 준비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내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 어떤 사과도 부족하다는 걸 알지만 정말 죄송하다"며 "지난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고 면허가 취소됐을 때 안일한 생각으로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2016년 음주운전으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을 때 어떠한 사고처리도 없이 숙소로 돌아간 행동도 변명의 여지 없는 나의 잘못이다"라며 과거의 잘못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어 "실망한 팬들, 특히 청소년들께 엎드려 사과한다. 피해자들께도 사과드린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도 '야구장에서 실력으로 보여드리면 된다'고 잘못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과문을 읽은 뒤 강정호는 이어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죄송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강정호는 2006년 히어로즈 팀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해 2015년 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했다.

미국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미국에 복귀한 강정호는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2019시즌 종료 뒤 구단에서 방출됐다.

5월 20일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KBO 사무국에 제출하며 국내 복귀 의사를 밝혔고 KBO는 지난달 25일 상벌위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는 그의 보류권을 지닌 키움이 임의탈퇴를 해제하고 입단 계약을 해야 1년 유기 실격 징계를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키움 구단은 여론 등의 상황을 지켜보고 내부적으로 협의를 거쳐 강정호의 입단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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