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다 고치길 8번…문대통령 개원연설 못하면 '최초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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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다 고치길 8번…문대통령 개원연설 못하면 '최초 사례'
  • 온라인팀
  • 승인 2020.07.0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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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2020.6.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2020.6.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 청와대가 1일 문재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연설과 관련해 언급하고 나서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 분명한 답을 드리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사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5일 개원연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긴 연설문을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면서 "국무회의나 수보회의 메시지 분량이 아니라 30분 이상 되는 분량의 긴 연설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여야의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연설문을 3차례 전면 개작한 것은 물론 크고 작은 수정 작업까지 포함해 8번이나 연설문을 고쳤던 사실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서 작성한 30분 이상 분량의 연설문이 지금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일이 참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람들이 대통령님의 국회 개원 연설을 물을 때마다 '연설문을 8번째 다듬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21대 국회는 달라져서 예정대로 6월5일 개원식이 열리리라 생각했건만 한 달째 기미가 없다"고 밝혔다.

강 수석은 이어 "대통령의 연설문은 상당히 길다.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어제 쓴 연설문이 오늘 구문이 되고, 오늘 쓴 연설문이 내일 다시 구문이 되기를 반복한 지 8번째!"라며 "미증유의 위기상황 속에서 국민의 축하와 여망을 하루라도 빨리 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국민들은 가장 늦은 개원연설을 18대 국회였던 2008년 7월 11일로 기억한다"고 적었다.

청와대가 이처럼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문에 대해 언급하고 나선 것은 야당의 의사일정 불참으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여당 단독으로 이뤄지는 등 '반쪽 국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원구성 협상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배분을 두고 갈등을 겪다 일정부분 의견접근을 이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했던 지난달 29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선출하는 등 원구성에 나섰고, 미래통합당은 의사일정 불참을 선언했다.

미래통합당은 최근 국회 복귀를 선언했지만 추경심사 기간을 오는 11일까지로 연기하고, 통합당 소속 상임위원을 강제배정 한 박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복귀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청와대가 개원연설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야당의 국회 복귀가 빨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상 국회 개원식은 여야간 협의를 통해 일정을 정해 왔다. 국회가 정상화돼 여야간 대화가 이뤄질 경우 아직 개최되지 못한 21대 국회 개원식 일정도 확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원식이 열린다면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도 가능해진다.

1987년 개헌 이후 치러진 8번의 국회 개원식에선 모두 현직 대통령이 연설을 했다. 13대 국회와 14대 국회 개원식에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각각 1988년 5월30일, 1992년 6월29일)이 개원연설을 했다.

첫 임시회를 국회의원 임기 개시(5월30일) 후 7일 내에 열도록 한 국회법 개정(1994년) 이후 들어선 15대 국회 때는 김영삼 전 대통령(1996년 7월8일), 16대 국회는 김대중 전 대통령(2000년 6월5일), 17대 국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2004년 6월7일)이 각각 연설했다.

18대 국회와 19대 국회는 이명박 전 대통령(각각 2008년 7월11일, 2012년 7월2일), 20대 국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2016년 6월13일)이 개원연설을 진행했다.

자칫 21대 국회 개원식이 열리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은 1987년 개헌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선 유일하게 개원연설을 하지 못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 개원식이 열리더라도 여당 단독으로 진행되는 '반쪽 개원식'에서의 개원연설은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 또 강 수석이 언급한대로 7월11일을 넘겨 개원연설을 한다면 1987년 이후 가장 늦은 연설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번 언급은 야당이 여전히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개원연설이 무산되거나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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