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우칼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고 최숙현 사태 책임지고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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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우칼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고 최숙현 사태 책임지고 물러나라
  • 임영우 기자
  • 승인 2020.07.07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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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팀닥터 등의 죄를 밝혀 달라면서 지난달 26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의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 동료들이 6일 국회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의 왕국이었다며 피해 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추가 폭로로 체육계의 고질병인 야만적 폭력의 실상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한 달에 열흘 이상 맞았고 욕질은 일상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성추행, 휴대전화 감시, 잡비 요구 등 온갖 지저분한 작태가 횡행했다니 충격적이다. 군사독재 시절 사회에서 격리된 복지시설이나 군대와 비슷한 일들이 발생한 것이다. SNS로 순식간에 신상이 털리는 등 정보가 개방된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 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체육계의 폭력과 갑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작년 말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피해를 폭로 이후에도 대한체육회에 진정된 여러 건의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다.대한체육회는 심석희 같이 인기종목에서 각광을 받는 선수의 사건에는 반성과 자정, 재발방지 약속을 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비인기종목 선수가 제기한 진정은 선수를 회유해 무마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이번에도 최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유야무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 선수가 생전에 대한체육회를 비롯 인권위원회, 대한철인3종협회, 경찰 등에 간곡히 호소했으나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 선수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야할 대한체육회가 본연의 책임을 다했다면 이런 비극이 일어났을까.

대한체육회는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돈을 버는 집단이 아니고 돈을 쓰는 집단이다 보니 공무원들보다 더 관료적인 집단이 됐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신의 직장보다 상위 개념인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는 소문도 떠돈다. 대한체육회의 현주소를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 있다. 바로 입사할 때는 나름 똑똑한 인재였던 직원들이 시간이 갈수록 바보가 된다는 것이다. 아마 조금이라도 의식 있는 체육계 인사들은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최 선수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동안 체육계에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 때 마다 내놓은 재발방지책이 잘 작동되는 지 지휘 감독을 철저히 했어야 했다. 하지만 과거의 IOC 위원 셀프추천 등 그의 일련의 행보는 체육회장 입후보 당시의 공약을 동떨어진 행태를 보면 자리에 연연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든다.

체육계 폭력을 100% 예방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이란 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시스템이 갖춰져도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기 때문이다. 급선무는 '때려야 운동 잘 한다'는 현장 지도자들의 그릇된 사고를 뿌리 뽑는 일이다. 그리고 선수 미래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지도자에게 불이익을 당할까봐 모른 척하는 피해 선수와 부모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체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 회장이 이런 실상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체육계에 사건이 터질 때 마다 말만 앞세웠다. 무심했거나 흔히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그냥 넘겨 버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무능하거나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본다. 그게 한국 체육을 위한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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