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재건축 ‘알맹이’ 빠진 공급대책…맹탕 대책 우려 중가

2020-07-21     염재덕 기자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당청정이 엇박자를 내며 시끌벅적했던 정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로 정리됐다.

7월 말로 예정된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에서 서울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는 문 대통령이 반대로 없던 일로 됐다.

하지만 공급의 또 다른 한 축으로 꼽히는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 완화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공급 효과가 높은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알맹이가 빠진 맹탕 대책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21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번 공급 대책은 용적률 등 도시계획 규제 개선 정부 소유 택지 및 유휴지 적극 발굴 공공 재개발·재건축 사업 시 규제 완화 도심 내 공실 상가 및 오피스 활용 등 크게 다섯 가지 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주택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 그동안 검토해 왔던 대안 외에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확보하고, 국방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 활용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지난 19일 저녁에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기관의 유휴지 등 주택 공급을 위한 부지를 최대한 끌어모으고 있다면서 그 외에 용적률에 관한 이야기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83면적의 태릉골프장을 활용할 경우 1만 가구 가량의 공급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육사 부지까지 택지를 확장할 경우 2만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조성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대치동 세텍(SETEC)·동부도로사업소 유휴지 등에서도 7000가구 규모의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획기적인 공급 대책이 없는 이상 넘치는 서울 수요를 충족하기엔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강남은 풀지 않고 강북 그린벨트 인근 지역만 풀어 변죽만 울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그린벨트 해제와 재건축 규제 완화는 수요가 가장 집중돼 있는 강남 주택시장에 가장 확실하게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대책이라면서 이런 부분을 제외할 경우 과연 정부 공급 대책의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직방 분석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75.61로 전국 평균 27.71을 크게 웃돌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11.61을 기록한 바 있다.

청약에서 탈락한 3040세대가 그대로 매매 시장에 뛰어들며 패닉 바잉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급증했다.

강동구 둔촌주공 청약 대기수요만 30만명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정부는 현재 유휴지 발굴 작업과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참여하는 공공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카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공공 재건축·재개발은 조합 측이 분양가상한제 제외, 인허가 절차 축소 및 사업기간 단축, 용도지역·용적률 상향 등 혜택을 받는 대신 조합원분 제외 물량의 절반 가량을 공공임대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비사업의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 역시 이 같은 방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임대 물량 증가로 사업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고, 조합원들의 내부 반발도 클 수 있어 정부가 당초 의도한 만큼의 효과가 나오기에는 변수가 많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