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토지역균형발전은 허상인가?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연구’는 비수도권 지역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광역철도를 새로 깔고, 수도권에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14곳 이상 신설 철도를 놓는 내용을 담았다.
철도연장은 4274.2km에서 5137.2km로 늘리고 철도수송 분담률은 11.5%에서 17% 수준까지 올린다는 설명이다. 내용만 보면 새로운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철도신설이 지방 광역철도사업을 압도한 데다 지방에서 요구한 사업의 상당수가 반영이 안 돼 4차 국가철도망도 사실상 수도권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은 전국에서 관심이 집중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접속해 엄청난 댓글을 남겼다. 댓글 대부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철도를 깔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먼저 4차 계획에는 지방에 광역철도를 대폭 확충하는 내용을 담았다. 광역철도를 이용해 주변 도시로 1시간 내 이동한다는 것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대구∼경북 광역철도,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등이 포함됐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는 경남에서 요구한 김해 진영~울산 무거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울산~부전~진영을 한 바퀴 순환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경남의 경우 모두 17개 사업을 요청했으나 반영된 것은 이 사업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의 경우 반영되지 못한 대표적 사업으로 달빛내륙철도가 있다. 광주와 대구 사이 203km 구간을 고속화철도로 연결해 1시간대 생활권을 만드는 사업인데 영호남 교류 차원에서 사업 필요성이 강조돼 왔지만, 사업이 어렵게 됐다. 비용대편익(B/C)가 매우 낮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도권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한 신규 철도망은 모두 14개에 이른다. 지방 광역철도 노선은 8곳에 불과하다. 교통연구원은 “수도권에는 2~3기 신도시 등 외곽의 주요 개발지역과 서울 간 이동을 편리하도록 하기 위해 지하철을 연장하는 광역철도와 신규 광역철도를 건설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국토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 주택 대량 공급과 더불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연구’에 담은 내용들을 보면서 가끔은 우리나라를 수도권과 지방권으로 그냥 둘로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은 수도권의 식민지이다. 국토면적 11%인 수도권 선민을 위해 89% 지역주민은 그냥 식민지 2등 국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방은 그냥 앞으로 노인요양시설이나 관광이나 둘레길이나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가덕도신공항 반대를 목숨 걸고 하는 분들, 죽어가는 지방상황도 모르는, 수도권 집값 올라 좋아하는, 수도권 이권을 한 푼도 뺏기지 않으려는, 수도권 이기주의에 지방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은 넌더리를 낸다.
산업, 교육, 교통 다 뺏어가고서, 지방은 인구가 줄고 서울은 인구가 몰리니 수도권만이라도 살자고 한다. 가끔 그런 생각도 든다. 수도권 식민지로 살지 말고 위험하다는 부산기장, 경북울진, 전남 영광원전을 비롯해 지역 수많은 오염 내뿜는 회색공장, 불안한 에너지 저장고, 경주방폐장, 님비시설들을 모두폐쇄하거나 돈 많은 수도권으로 보내자는, 아니면 지역 소유제로 하자는 이야기들까지 흘러 나온다.
나쁜 건 모두 지방에 놓고 돈 되고 안전하고 때깔 나는 건 서울로 가져가는데 하기야 부산이나 지역 대부분 국회의원, 교수들도 자기자녀들 지방에 보내는 걸 보기가 어렵고,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집사고 살며 지역에서 하숙이나 하니 그들이 지역발전 논할 자격이 있는가 싶다. 지역발전 없는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