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홍 부총리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 마지노선 주장, 여전히 유효한가?
매년 5월이면 국가재정전략회의가 대통령 주재로 열린다. 재정은 국가를 경영하는데 있어서 핵심 자원이다.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국정 방향이나 목표 등에 따라 재정 운용은 결정된다.
2019년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 정책’을 주문했었다. 이에 홍남기 기획재정부총리는 대통령 면전에서 그 유명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은 40%라고 본다’라는 이른바 ‘40% 마지노선’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은 107%, 일본은 220%, OECD 평균이 113%인데 우리나라만 40%가 마지노선인 근거가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이때부터 ‘40% 마지노선’은 자연스럽게 화제가 됐다.
우리국민은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재정 건전성 타령을 하는 이들은 이 트라우마를 잘 활용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거짓은 오래가지 못한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년에 국가채무 비율은 11%였다. 그런데도 외환위기가 발생했었다.
국가채무와 외환위기가 관계가 없다는 말은 여러 번 했었다. 아직도 이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국가채무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가 90년대 60%대에서 현재 130%대까지 국가채무비율이 약 두 배 증가했지만, 국가신용등급은 항상 최고등급인 독일과 같은 AAA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이다.
외환위기가 직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S&P 기준 AA-였다. 그런데 외환위기가 터지자 국가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 등급보다 아래인 B+로 강등되었다. 점수로는 35점 낙제점보다 한참 밑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7.2%까지 계속 증가했다. 국가신용등급도 11등급이나 올라 외환위기 직전의 AA-보다 한 등급 높은 AA이다. AAA, AA+ 다음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고, 점수로는 90점정도 됐었다.
여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국가신용은 일본을 앞질렀다. G7에서 독일, 미국, 영국 다음이었다. 한 나라의 경제 운영을 책임진 기획재정부총리이 입에서 뱉은 얘기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 홍 부총리 말대로라면 한국은 벌써 파산해야 하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
기가 막힌 것은 이런 와중에 지난해부터 집요하게 재정준칙의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 재정준칙은 제도적으로 국가재정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권이 바뀌어도 선출 권력이 국가 재정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재정은 기재부의 고유 권한(?)인데 이것을 대통령이 간섭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얘기다. 대통령 면전에서 ‘40% 마지노선’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니 몽니를 부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에는 국회의원들 면전에서 재정준칙 도입을 제출했는데 왜, 국회에서 방치하느냐고 꾸짖듯이 따졌다.
이를 두고 항간에서는 홍남기 기획재정부총리는 기재부발 쿠데타를 도모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데다 ‘재정준칙 도입’ 시도는 ‘기재부발 쿠데타’ 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