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윤 당선인 공약 ‘공수처법 24조 폐지’에 반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공수처법 24조 폐지’ 공약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은 공수처가 출범한 이후부터 검찰과 마찰을 빚어온 부분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윤 당선인이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한 공수처법 24조 폐지 공약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 질의에 “지속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답변서를 통해 “해당 규정을 통해 기존 수사기관의 사건 임의 축소·확대 및 은폐 의혹을 방지해 수사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며, “기관별 중복수사가 진행될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큰 ‘고위공직자범죄’의 수사 기밀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건관계인 이중 조사 등의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보호 및 기밀 유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처장의 이첩 요청권’ 및 ‘타 기관의 인지 통보 의무’ 등을 규정한 공수처법 24조는 지속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수처 뿐만 아니라 검찰·경찰도 고위공직자 부패수사를 하는 것에 대해선 “현행법상으로도 검찰·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고위공직자 부패 수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14일 대선 과정에서 사법공약을 발표하면서 공수처법 24조를 없애고,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폐지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독소조항 때문에 공수처가 검·경의 수사 첩보를 이관 받아 깔고 뭉개면, 국가권력 비리에 대한 사전역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공수처 역량을 엉뚱한 데 쓸 수 있다”고 봤다.
공수처법 24조는 “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의 이첩을 요구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패’와 ‘공직자’를 포함한 6대 중요범죄를 수사하는 검찰 역시 고위공직자를 직접 수사할 수 있지만, 공수처가 해당 조항에 따라 이첩을 요구하면 검찰은 사건을 넘겨야 한다.
또 고위공직자의 범죄 정보를 알게 된 경우엔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 공수처가 사건을 검토한 뒤 경찰과 검찰에 재이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한 부패·비리 수사의 최우선권을 가진 셈이다.
공수처와 검찰은 이첩 규정을 두고 계속해서 충돌해왔다.
지난해 6월 검찰에 해당 조항을 근거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수사외압 의혹’에 연루된 현직 검사 3명 사건의 재재이첩을 요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거부하면서 자동입건한 바 있다.
공수처는 검찰과의 갈등의 원인 중 하나였던 ‘기소권 유보부 이첩’ 등 다른 수사기관과의 사건 이첩을 다룬 규칙 내용 일부를 일단 삭제했다.
공수처는 조건부 이첩을 명문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이 진행 중이고, 사법부 판단을 통해 논란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는 공수처법 24조가 폐지되면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공수처 조직의 필요성을 떠나 공수처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24조는 필요한 규정”이라며 “24조는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