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레고랜드 보증문제가 최근 금융 불안의 주원인? 김진태 지사 탓?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강원도 춘천에 장난감 레고(LEGO)를 테마로 한 놀이공원 ‘레고랜드’가 개장했다. 덴마크와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열 번째 레고랜드가 한국에 조성된 것이다.
레고랜드는 건설 중인 2014년 공사현장에서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완공하는 데만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최근에는 레고랜드가 들어선 강원도가 입장을 바꾸면서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에 혼란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레고랜드의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채무 2050억원을 강원도가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기업회생 신청의 뜻을 밝혔다. 사실상 빚을 대신 갚을 생각이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결국 강원도는 누군가 강원도중도개발공사를 인수해 각종 재산을 팔아 그 돈으로 빚을 갚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이 경우 강원도를 믿고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은 손해 볼 가능성이 높다.
레고랜드 사태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혼란을 방지하겠다며 긴급대책까지 내놓았다.
지난 20일 정부는 채권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며 1조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채권을 사들이겠다고 밝혔고 강원도 역시 강원중도개발공사의 빚을 대신 갚아줄 예산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갑론을박과 책임 떠넘기기식 발언들을 쏟아 내면서 김진태 강원지사를 향해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강원도 레고랜드 보증문제가 최근 불거진 채권시장 패닉 사태를 금융 불안의 주원인으로 규정하면서 김 지사의 책임을 넘어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수수방관한 경제·금융 당국의 시스템 역시 짚어봐야 한다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 지사가 당장 할 일은 조기 귀국이 아니라 조기 사퇴이다"며 "전임자 지우기에 나선 검찰 출신 경알못 도지사, 김진태의 귀환을 바라는 국민은 그 누구도 없다"라고 김 지사를 압박했다.
그러나 정작 경제를 모르는 것은 김 지사를 공격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 불안은 결코 하나의 사건으로 야기되는 결과로 치부할 수 없다. 급등한 국가채무는 별도로 하더라도 규모면에서 민간 채권시장 발 금융 불안의 가장 큰 압력 요소는 지난 정권 5년 간 쌓인 한전의 누적적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탈원전 정책으로 비롯된 적자를 채권발행으로 메꿀 수밖에 없다. 한전이 발행한 채권규모는 올해에만 23.5조에 달한다. 레고랜드의 채무 2천억 원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전이 채권시장에 회사채를 쏟아 부으면 다른 기업들의 회사채는 설 자리가 없는 실정을 역설하면서 한전이 국내 채권시장 교란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현재 국내 시중 자금이 경색된 주원인은 문재인 정권 5년간 탈원전 정책의 희생양으로 삼았던 한전의 국내 채권시장 교란이다"라며 "문재인 정권이 5년 동안 국민경제를 고민한 것이 아니라 선거와 표만 고민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은 오는 30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금융시장 상황을 긴급 점검하며 레고랜드 여파 최소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가 위기에 처한 국내 경제 상황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연일 ‘네 탓’으로 일관하며 책임 공방에 몰두하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의 핵심은 민생이다. 말로만 외치는 민생이 아닌 여야 정치권 모두 정쟁을 멈추고 국민을 위한 현안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행동으로 실천하는 민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