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회의원 중·대 선거구제 개편보다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우선돼야

현행 대통령의 임기 5년 단임제…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게 국익에 도움

2023-01-07     김쌍주 기자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해 지역 특성에 따라 2~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자는 정치개혁안을 던지면서 여야는 모두 계산이 복잡한 모양새다. 머리는 빠르게 돌리면서도 누구하나 선뜻 가타부타 말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야당 입장에서는 호남은 현행 소선구제로, 기타 지역에서는 중·대선거구로, 여당 입장에서는 영남은 소선구제, 기타지역은 중·대선거구제로 하고 싶을 것이다.

반면, 군소 정당들은 소선거구나 중선거구 없이 모조리 대선거구로 하고 싶을 것이다. 모두에게 불감청고소원이 각자 따로 있다.

게다가 선거구 획정 문제까지 감안하면 슈퍼컴퓨터나 양자컴퓨터로 풀어도 쉽게 안 풀리는 복잡한 방정식이다. 이 복잡한 문제를 우리 정치권이 과연 해결해낼 능력이 있을까?

김진표 국회의장도 지난 12승자 독식 선거 제도로 정치권 대립과 갈등이 증폭된다는 비판이 많다며 대안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했다.

그동안 지역구마다 국회의원 1명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승패가 분명해 책임정치를 구현한다고 하지만, 승자독식 구조여서 여야 정당, 지지자 간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키워왔다.

승자독식의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제이지만 의원 소선거구제의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소선거구제는 많은 국민의 의사가 사장되는 문제도 크다고 할 것이다.

지난 21대 총선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은 49.9%,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41.5%를 득표해 8.4%포인트 차이였지만 지역구 의석수는 163석 대 84석으로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는 국민의 정확한 뜻이 아니다.

한 지역구에서 여러 명의 의원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는 군소 정당 난립 우려가 제기되지만 여야 간 죽기살기식 대결을 완화하고 사표도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처럼 철저하게 양극단으로 갈라진 정치 현실에서는 물론 도입의 득이 실보다 클 것이다. 선거구제 개편은 여야 합의로 공직선거법만 바꾸면 된다.

2·3·4·5공화국 때 중대선거구로 총선을 치른 경우가 많았지만 1988년 총선에서 소선거구제를 재도입해 당시 지역 기반이 뚜렷한 ‘13이 의석을 나눠 가졌고, 이후 지역 구도가 굳어진 측면이 있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는 연립정부가 제도적으로 보장된 내각제 국가의 선거제로, 다당제 국가, 내각제 국가의 선거제도다. ·대 선거구제는 다당제를 지향한다.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서 지금 해결해야 할 절대 절명의 과제는 국회의원 중·대 선거구제 개편 보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라고 본다.

 

현재 대통령의 임기제도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라고 밝힌 헌법 제70조에 따라 대통령 5년 단임제로 정해져 있다.

단임한 차례만 직을 맡을 수 있다는 뜻이며, ‘중임거듭해서 직을 맡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단임제는 대통령의 재선을 금지하는 제도로 볼 수 있다.

대통령 단임제를 규정한 현행 헌법은 19876월 민주화운동의 결과로 그해 10월에 탄생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모든 개헌 논의를 금지하는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자 호헌 철폐, 독재타도를 주장하는 6월 민주화 항쟁이 벌어졌고, 여야 합의에 따라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를 담은 9차 개헌이 이루어졌다.

또 차후 헌법 개정으로 임기규정을 바꾼다고 해도 헌법 개정 당시의 대통령은 적용받지 않도록 했다.

9차 개헌 이전의 개헌은 대통령의 장기집권 욕심에 따라 시행된 경우가 많았다. 1954년 소위 사사오입 개헌이라고 하는 제2차 개정헌법에서는 부칙에서 초대 대통령에 한해 중임 제한을 철폐했고, 1969년 소위 삼선개헌이라고 하는 제6차 개정헌법에서는 대통령의 계속 재임을 3회로 연장했다.

1972년 소위 유신헌법인 제7차 개정헌법은 중임이나 연임 제한도 없이 대통령 임기는 6년으로 한다.’고 정해 종신집권이 가능하게 규정했다.

현행 헌법의 단임제는 장기독재 재현 가능성을 차단하고,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정착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는 있다.

단임제는 대통령의 독재를 방지하고 국정수행이 정치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완화할 수 있으며, 대통령이 재선 부담을 덜게 되어 정책결정과 집행에 보다 많은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고,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며, 정치적 편의주의나 여론으로부터 자유롭게 정책 결정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가 불가능하게 되고, 비교적 짧은 재임기간 때문에 레임덕이 빨라지며, 관료 장악이 어려울 수 있고, 장기정책추진과 정책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대통령 단임제로 인해 역대 대통령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반복되는 문제를 낳기도 했다.

이에 20171월 국회에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19879차 개헌 이후 30년 만에 제10차 헌법 개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10차 헌법 개정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정부형태(권력구조)의 개편이다. 이에 따라 5년 단임인 현행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 혹은 분권형 대통령제 등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어 왔다.

전문가들은 현행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이 필수라는데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그동안 개헌 논의가 '정국 전환용' 카드로 소비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점은 개헌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동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4년 중임제 도입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정도는 시도해볼만 하고, 성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며, 다만 이념편향적 개헌의 경우에는 오히려 국민적 분란만 유발할 뿐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처럼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실에서는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도 개편보다는 먼저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개편할 때 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돼 우선 공론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