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까지 소탈했던 구자경 LG 명예회장
영결식 없이 4일장 이후 비공개 발인 진행
LG그룹의 2대 회장 고(故) 상남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발인이 17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엄수됐다.
발인은 장례와 마찬가지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유족과 LS·GS 등 '범LG가' 총수들, LG그룹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공개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장지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14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허례를 삼가고 간소한 삶을 산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 형태의 비공개 4일장으로 치러졌다.
유족은 빈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조화·조문을 사양하고 범LG가 친·인척과 고인과 연이 있는 주요 정·재계 인사에 한해 최소한의 조문만 받았다.
이날 비공개 발인에서 영결식은 생략됐다.
상주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손자인 구광모 LG 대표 등 장례기간 빈소를 지킨 소수 직계 가족과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빈소 안에서 오전 8시 고인에 대한 마지막 추모 시간을 가졌다.
발인에는 생전 고인과 가까이 지냈던 재계 인사들과 LG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허창수 GS그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승조 태광그룹 일주학술문화재단 이사장 등 범LG가 주요 기업인들이 일제히 함께 자리했다.
LS·GS 경영진과 권영수 LG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고인과 인연이 깊은 일부 LG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추도사는 이문호 LG공익재단 이사장(전 연암대 총장)이 맡았다.
이문호 이사장은 "회장님은 곧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쓰신 분이고 LG의 역사셨다"면서 "LG의 20만 임직원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이 바로 회장님의 경영사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과 연구 현장에 가기를 즐기시고 현장의 사원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말씀하시며 너털웃음을 나누시던 큰형님 같은 경영인이셨다"고 고인을 회고하며 "회장님은 우리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큰 별이었다"고 했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연암 구인회 초대회장의 6남 4녀 중 장남으로 1970년 45세의 나이에 2대 회장에 올랐다.
이후 1995년 장남인 고 구본무 전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까지 25년간 LG그룹을 이끌었다.
구 명예회장이 회장으로 재임한 기간 LG그룹은 전자와 화학을 주력으로 삼아 성장을 거듭, 취임 당시 260억 원이었던 매출은 30조 원대로 약 1150배 증가했고, 임직원 수는 2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었다.
항상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구 명예회장은 현재 LG의 주력사업인 화학과 전자부문에서 소재, 부품 사업으로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오늘날 LG그룹이 재계 4위 대기업으로서 성장하는 발판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