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사건 사직 재판장 "총선 전 선고 힘들어"

2024-01-20     김인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맡아오다 사표를 낸 재판장이 "물리적으로 총선 전에 판결이 선고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강규태(사법연수원 30) 부장판사는 19일 공판에서 "제 사직 문제가 언론에 보도돼 설명해야 할 거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장이 법정에서 사건 내용이나 심리 방향이 아닌 자신의 신상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자신의 사직으로 인해 원내 제1당 당대표 재판에 대한 판결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신을 향한 비판과 온갖 의혹이 제기되자 해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 부장판사는 "이 사건에서 검찰과 피고인 양측은 증인 51명을 채택해 2명을 철회했다""작년 9월 이 대표의 국회 대정부 질문 참석과 단식 장기화로 공판기일이 2번 변경된 것 외에는 격주로 증인 신문을 해왔고 현재까지 49명 중 33명에 대한 신문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증인과 증거가 방대한 만큼 자신의 사직과 무관하게 총선 전 선고기일을 잡기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 나갔다.

강 판사는 "아직 약 3분의 1가량의 증인 신문 절차가 남아 있고, 부동의 서증(서류 증거)에 대한 조사, 검찰 구형, 최후변론 절차, 판결문 작성까지 고려하면 선고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며 물리적으로 총선 전에 이 사건 판결이 선고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상고까지 갈 것이라서 확정 전까지 피고인의 신분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총선 전까지 이 대표의 피선거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향한 무책임 논란에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다음 달 법관 정기인사가 이뤄지면 재판부 구성이 변경되는 만큼 공판 갱신 절차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판사는 제가 사직하지 않았더라도 2년간 형사합의 재판 업무를 마치고 법관 사무 분담에 관한 예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업무가 변경될 예정이었다이는 배석 판사들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 사직이 공개된 마당에 다음 기일인 내달 2일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한지 깊이 고민된다오늘 재판을 마친 후 검사, 피고인 양측에 의견을 묻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사직하지 않았더라도 이번 인사를 통해 재판부 구성이 변경되는 만큼 공판 갱신 절차를 밟아야 했을 것이란 얘기다.

공판 갱신이란 일정한 사유가 생겼을 때 이미 진행된 절차를 무시하고 다시 그 절차를 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대표적 사유가 판사의 경질이다. 이 경우 다시 진술을 듣고 증거조사를 해나가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재판이 더욱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고 재판장 처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던 것이다.

강 부장판사는 자신의 사의가 공개된 점, 이 대표 측과 검찰 의견 등을 종합해 증인 신문이 예정됐던 내달 2일 재판은 열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