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안 갚아" 영세상인 20억 등친 50대 여성 구속
부산 기장서 영세상인들 상대 '돌려막기'로 수십억 빌리고 협박
부산 기장시장 일대에서 영세상인 등을 상대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기장경찰서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기장군 일대 소상공인들에게 옷 도매 사업 투자 명목으로 11억 원 상당의 자금을 받아 편취한 50대 여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20일 오후 구속했다.
피의자는 부산 중구 남포동 일대에서 옷 도매상을 하면서 2018년부터 기장군에서 미용실과 옷가게를 운영하며 인근 상인들에게 옷 등 판매 물건을 사들이는데 필요하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피의자는 상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이를 갚기 위해 또 다른 상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식으로 지속적으로 '돌려막기'를 해왔다. 빌린 돈의 일부는 자신의 개인 빚을 갚거나 명품 옷 구매, 유흥비 등에 사용했다.
상환을 독촉하는 상인들에게 피의자는 "경찰에 신고할 경우 돈 10원도 갚지 않겠다. 고소하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주겠다"며 협박했다.
또 피의자는 "법정이자 보다 많이 받아간다"며 일부 피해자들을 역으로 경찰에 고소, 피해자들이 사건에 휘말릴 것이 두려워 자신을 고소하지 못하게 한 뒤 합의를 보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영세 상인들로 한 푼이라도 돈을 더 회수할 마음으로 피해 사실을 숨겨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의자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는 4명, 피해액은 약 11억 원으로, 한 명 당 많게는 4억 원을 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수만 20명이고, 피해액은 2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B씨는 "피의자는 큰돈을 빌려간 뒤 조금 갚고 하는 식으로 상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빌렸다"며 "피해자들은 대부분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어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C씨는 "기장군 희대의 사건이 될 만큼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며 "기장시장상인 20~30%는 피해자일 것"이라며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조용히 있는 상인들이 너무 많은데 매일매일 피해자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안이 중하고 피해액이 큰 데다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 영장이 발부된 것 같다"며 "고의성으로 저지른 범죄로 죄질이 나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는 구속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 피해자들은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된다"며 "현재 수사 마무리 단계로 조만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