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세상警사] 음주 운전, 나는 절대 안 잡힌다?
최근 A공기업 사장 공개모집(공모)에 14명이나 지원했습니다. A공기업뿐 아니라 웬만한 공기업 사장 공모에 10~20명이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공기업 사장을 뽑을때 100% 공정한 잣대로 선임을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실(용산)에서 거의 대부분 낙하산으로 내려 보냅니다.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칩니다만 이건 사실상 형식적 절차입니다. 용산에서 모씨를 낙점했다는 정보를 해당 공기업의 임원추천위원들에게 암암리에 알려지게해 결국 낙하산 인사가 최종 낙점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지원자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응모했을까요. 서류와 면접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도 용산과의 접점이 없으면 결국 미역국을 먹습니다. 그런데 왜 들러리 아닌 들러리를 서게 될까요.
저마다 ‘낙하산 인사’보다 경력이나 전문지식에 있어 뛰어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데도 도전을 하는건,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 볼수 있죠.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 하면 인간의 심리 저변에는 ‘내가 최고’라는게 자리잡고 있는 탓입니다.
강원도 정선의 카지노, 저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카지노 내장객을 제한하다보니 늘 입장객 수십명이 대기하고 있답니다. 내장객 10~20명중 한두명 정도가 도박에서 돈을 딴다고 하니 정선엘 가면 갖고 간 돈을 거의 다 잃는 셈이죠.
그런데 왜 몇시간 걸리는 서울, 부산, 광주 등에서 원정을 가, 줄을 서면서까지 돈을 잃을까요. ‘나만은 딸수 있다’는 잘못된 확신감에서입니다.
마약을 접하면 언젠가는 적발이 되고 무인판매대 주변에는 CCTV가 여러대 있어 현금이나 물품을 훔치면 반드시 잡히게 돼 있는데, 이런 좀도둑 범죄가 왜 수시로 일어날까요? ‘나는 절대 안 잡힌다’는 이해하기 힘든 우월감때문입니다.
얼마전 칠순이 지난 친구를 만나 음주운전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랬습니다. 낮에 식사하면서 와인 한병을 마셨는데 7시간뒤 운전대를 잡으니 술이 덜깨 약간 어지럽더랍니다. 7시간뒤 운전할 계획이었다면 와인 1/3병, 혹은 소주 반병 정도를 마셔야 술이 깬 상태에서 운전에 지장이 없을건데 젊었을 적의 체력을 믿고 무모하게 운전을 한거죠.
만약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면 최소 ‘면허 정지’의 처벌을 받았을 겁니다. 옆차와 접촉사고를 일으킬 가능성도 많고요.
가수 김호중, 전 프로야구 선수 장원삼 등 최근 음주운전 사고를 낸 유명인은 열손가락으로 셀 정도입니다. 또 인천 을왕리서 음주운전하다 차량 2대 추돌, 경기도 성남서 음주운전 승용차 인도로 돌진 등 술로 인한 사건사고는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엔 ‘나는 괜찮다’는 잘못된 심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하는데요, 허구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일컫습니다.
위의 여러 사례중 음주운전은 참으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대리운전비 2만원 안팎이면 편안히 집에 갈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게 아까워 혼돈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다가 사회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피해보상금으로 수백만~수천만원을 날리고 급기야 인명사고로 철창 신세를 진다는건 어처구니없는 짓입니다.
여기엔 법망의 허술함도 한몫합니다. 도로교통법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중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인 사람’만을 처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0.03%가 ‘나는 단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부추기는건 아닐까요.
어쨌든 이 칼럼을 계기로 ‘술 한잔이라도 마시면 절대로 운전하지 않는다’는 각성을 모두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인 칼럼니스트
필자 약력: 현재 한국관광공사 비상임이사, 수필가, 한국체육언론인회 이사, 한국연예인스포츠 협회 상임고문, 인터넷 매체 논객닷컴의 칼럼니스트/스포츠조선 국장(매일경제-서울신문 포함 기자생활 23년), KT스포츠 전무이사(커뮤니케이션 실장), KOC(한국올림픽위원회) 미디어위원회 부위원장,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역임/저서 ‘야구는 IMF도 못말려’ ‘김수인의 쏙쏙골프’ 등 5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