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살인' 육군 소령, 피해자인 척 경찰과 통화도 해

경찰 신상공개 결정에 피의자 이의신청…신상공개 보류

2024-11-08     이황욱 기자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30대 군 장교가 피해자 가족의 미귀가 신고를 취소하기 위해 자신이 피해자 본인 척 하며 경찰과 통화까지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육군 소령 A(38)씨가 범행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피해자인 30대 여성 군무원 B씨로 가장해 경찰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새벽 피해자 B씨의 휴대전화로 그의 어머니에게 ‘당분간 집에 못 들어간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이에 B씨의 어머니는 같은 날 오전 8시 40분쯤 112에 딸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미귀가 신고를 했다.

이에 신고를 접수한 관악경찰서는 곧바로 B씨의 휴대전화로 등기 문자를 보내는 동시에 관할 파출소에서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보이스톡을 보내는 등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그러자 B씨 휴대전화를 갖고 있던 A씨는 경찰의 연락을 모른 척 하다가 B씨 휴대전화로 파출소 직원에 보이스톡을 걸어 여자인 척 하면서 B씨 본인만 알 수 있는 개인정보를 말해 경찰을 속이려 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112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전화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으니 연락이 어렵다”며 “(미귀가) 신고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 어머니에게 피해자와 전화 연결은 됐지만 대면 확인이 필요하니 직장(부대)에 공문을 보내 수사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했지만 B씨 어머니는 딸에게 부담이 될 것을 염려해 직접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2일 B씨의 시신 일부가 강원 화천 북한강에서 발견됐고 경찰은 즉시 수사를 진행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서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경기 과천 부대 내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에서 말다툼 도중 B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공사현장에서 B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훼손한 시신을 10개의 비닐봉지에 담아 다음날 오후 9시 40분쯤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했다.

A씨는 유기한 시체가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봉지에 돌덩이를 함께 담았고 범행도구는 유기 장소로 이동하면서 곳곳에 버리는 등 범행의 치밀함을 보였다. 또 A씨는 B씨가 출근을 하지 않아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A씨의 휴대전화로 부대 측에 “휴가처리를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 은폐도 시도했다. 

지난 5일 법원은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강원경찰청은 7일 오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의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심의위는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해 신상정보 공개를 의결했다.

하지만 범죄 혐의 당사자인 A씨가 신상 즉시 공개에 대한 이의신청을 내면서 신상정보 공개가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