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 179명 사망… 국내 항공사고 역대 최대 피해

2024-12-30     엄재식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탑승자 17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의 항공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 직전 '조류 충돌 주의' 관제 교신이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랜딩 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났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한 여객기는 시설물과 외벽 담장을 잇따라 충돌한 후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당국은 중앙119구조본부·소방항공대, 소방 헬기·소방차 등을 동원해 충돌 사고 43분여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기체는 후미만 형체를 남기고 활주로 주변 곳곳에 파편으로 튀거나 모두 불타버렸다.

12시간여에 거친 구조·수습 작업에도 불구, 최종 사망자는 179명(남성 84명·여성 85명·성별 확인 중 10명)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형체가 남았던 기체 후미 비상구 쪽에 있던 남·녀 승무원 2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탑승객의 연령대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결혼 석 달을 앞둔 예비부부부터 팔순 기념 가족 여행까지 안타까운 사연이 잇따랐다. 사고 직후 당국은 공항 1층 대합실에 임시 안치소를 마련하는 한편 사고기 탑승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고 발생 11시간여 만에 현장에 온 제주항공 경영진이 머리를 숙였지만 감정이 격해진 일부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신원 미확인 사망자와 탑승자 가족의 DNA 대조 작업도 시작됐다. DNA 대조 분석을 통한 신원 확인은 빨라도 하루가량 걸릴 전망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고 50분여 뒤인 자신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본격 가동했다. 최 대행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1차장으로,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을 2차장으로 중대본을 구성해 범정부적 역량 동원, 신속한 대응, 피해 수습방안 강구를 지시했다. 특히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중대본 회의를 마친 뒤에는 곧바로 참사 현장을 찾은 직후 무안군청에서 2차 중대본 회의를 열었다. 이후 3차 중대본 회의를 통해 최 대행은 "내년 1월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희생자에 대한 조의와 애도를 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전남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수습, 유가족 지원, 부상자 치료 등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속한 사고 원인 파악과 책임 소재도 명확히 묻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의견이다. 

한편, 무안공항 활주로는 내년 1월1일 오전 5시까지 폐쇄키로 했다. 사고가 난 기체는 189좌석 규모 보잉사의 B737-8AS로 2009년 8월 제작됐다. 기령으로 15년된 비교적 신형으로 분류된다.

사고기 조종사의 비행 시간은 기장이 6823시간, 부기장은 1650시간이었다. 기장은 2019년 3월, 부기장은 2023년 2월 사고기 조종을 맡았다.

제주항공 측은 기체 점검·정비에는 문제가 없었고 일각의 무리한 운항 일정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