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병사 “여기서 살고 싶어”…젤렌스키, 포로 교환 제안

2025-01-14     박희영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의 X에 공개한 영상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생포한 북한군인들을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교환하자고 김정은에게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북한 군인이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의 2분 55초 분량의 동영상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했다며 얼굴과 신원을 공개한 북한군 2명이 등장했다.

심문은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질문하면 이를 다른 인물이 한국어로 번역해 북한 병사에게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을 영어와 한글로 영상 하단에 자막으로 달아놓기도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해 북한군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에 입대한 20세 소총수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묻자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요?”라고 물은 뒤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채 낙오돼 4∼5일간 물도 마시지 못한 채 헤매다 생포된 그는 두 손에 붕대를 감고 침상에 누운 상태에서 대답을 이어갔다.

질문자가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답하자 그는 “집에는 안 보내주겠지요?”라고 묻기도 했다. 집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가라면 가는데…”라고 말을 흐린 그는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겠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지. 몰랐어?”라는 질문에 몰랐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아에 도착한 뒤에야 파병 사실을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이어 “(지휘관들이) 누구랑 싸운다고 했어?”라는 질문에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해서요”라고 답했다. 그는 “3일에 (전선에) 나와서 옆에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거기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날 부상 당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의 X에 올린 게시글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의 영상을 공개한 것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투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제 사회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북한은 러시아 쿠르스크에 약 1만1000명을 파병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중 약 3000명, 국정원은 약 1000명을 사상자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