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파고 든 마약범죄…병 들어가는 대한민국

2025-02-03     엄재식 기자

젊은층을 중심으로 마약류 이용층이 확산되고 온라인 메신저, 비대면 거래 등 유통 방식까지 다양화, 지능화하는 등 마약범죄가 일상에 파고들면서 한때 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병 들어 가고 있다.

마약을 투약한 채 112에 전화한 후 도주한 커플이 검거돼 경찰에 조사를 받고 있고, 대마를 흡입하고 강남 한 복판에 쓰러져 있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또 중국인이 필로폰을 흡입한 채 택시에 탑승했다가 택시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이 마약관련 범죄들이 3일 하루 언론에서 다뤄진 뉴스들로, 전 마약청정국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투약) 혐의로 20대 여성 A씨와 30대 남성 B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8시쯤 파주시 야동동의 한 아파트에서 "벌금 수배를 자수하겠다"며 112에 신고했다. 당시 옆에 있던 B씨는 A씨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술에 취해 그런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해당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아파트 지하 CCTV 주차장을 확인했고 B씨가 누워 있는 A씨의 손을 잡고 끌어당겨 자신의 차량에 태우는 장면을 포착, 데이트폭력을 직감하고 B씨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약 3시간이 지나 파주시 교하동의 한 공원에서 주차된 B씨의 차량과 이들을 발견한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들으려 했으나 모두 횡설수설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상함을 감지한 경찰은 B씨의 옷과 차량에 대한 수색을 실시해 일회용 주사기 29개와 필로폰 1.73g을 발견했다.

이후 경찰서로 이송된 A씨는 마약 간이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을 보였고 B씨는 음성이 나왔지만 수차례 투약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연인 사이로 모두 마약류 전과가 있었으며 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된 상태였다. 사건 당시 자택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채 환각 상태에서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남경찰서는 지난 1일 밤 11시경 서울지하철 2호선 선릉역 앞에서 쓰러져 있던 30대 남성 C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쓰러져 있는 C씨의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주머니 속 흰색 가루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흰색 가루는 대마로 밝혀졌다. C씨는 대마 흡입과 구매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에게 대마를 판매한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17일 오후 3시 50분경 금천구 가산동 근처에서 20대 중국인 D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중국인 D씨는 마약을 투약한 채 택시에 탑승했는데 승객의 거동이 이상한 점을 눈치 챈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현장 출동한 경찰은 D씨로부터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중국인 D씨를 상대로 진행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D씨는 검거 전날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호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마약범죄가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면서 한때 마약청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이 이제 마약 소굴로 변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마약이 국민일상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인식하고 마약류 근절을 위한 적극적 대응을 천명했다.

정부는 지난 달 22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제1차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25~’29) 등을 논의하는 등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국민을 위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크게 마약류 관련 범죄 엄정 대응, 마약류 중독자 일상회복 지원, 마약류 예방 기반 강화, 맞춤형 관리 강화 등 4개 전략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이번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을 토대로 ‘25년 시행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하여 기본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일상에서 마약김밥, 대마라떼, 대마쿠키 등 마약을 지칭하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계도에 나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식품업계가 업소명, 제품명 등에 마약 용어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2월 한 달간 6개 지방식약청과 함께 마약 등 표현을 사용하는 음식점 등 179개소에 대한 계도 활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마약 관련 용어에 대한 상업적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업계·소비자단체와 협업해 식품등에 마약류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행정지도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일에는 경찰과약사회와 협업한 마약 범죄 예방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경상남도경찰청과 경남도약사회와 함께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지난 2023년 하반기 '캠페인 송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절대 안돼'란 트로트곡에 1분 짜리 영상을 입힌 것으로 경남청은 지난해 중순부터 법리 검토 등을 거쳐 도약사회와 제작에 착수해 최근 제작한 것으로 뮤비에는 가수와 댄서가 등장하며 "안돼요, 마약은 절대 안돼", "달콤한 유혹 있어도 절대 넘어가지 마요", "인생 크게 망가집니다" 등의 가사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