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노인 구조 나섰다 숨진 해경…“구조자 안전도 보장돼야”

2025-09-14     엄재식 기자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 노인 구조를 위해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있는 이재석 경사의 모습이 찍힌 영상 캡처 (사진=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인천 옹진군 꽃섬 갯벌에서 고립된 중국인 노인을 구하다 숨진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의 사고 당시 현장 대응과 구조자 안전 보장 문제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새벽 드론 순찰업체의 신고를 받고 홀로 현장에 출동했다. 무전기록에 따르면 그는 오전 2시 16분 “요구조자가 주저앉아 있어 직접 이탈시켜야 할 것 같다”고 보고했고, 2시 42분에는 “입수해서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추가 인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홀로 구조에 나섰다.

중국인 노인은 발을 다쳐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이 경사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씌우고 장갑을 발에 끼워주는 등 구조를 시도했다. 그러나 밀물이 빠르게 차오르며 결국 강한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 경사는 6시간 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끝내 숨졌다.

이번 사고는 구조 대상자가 중국인 노인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구조자의 안전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2인 1조 원칙의 철저한 준수 △현장 인력 보강 체계 확립 △안전장비와 대응훈련 강화 △위험 예측·차단 시스템 보완 등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려 단독 출동 경위와 지원 지연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상황을 2주간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은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1계급 특진 조치가 내려졌으며, 순직 처리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장 구조 인력의 안전망 강화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