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험 가해자 구속 적극 검토”…스토킹 살인 계기 강력 대응
1만5천건 전수조사·제도 개선 본격화
경기 남양주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관계성 범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현재 수사 중인 사건 1만5천여 건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서는 구속과 전자장치 부착 등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찰청은 18일 유재성 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열고 관계성 범죄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발생한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대응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유사 범죄의 재발을 차단하기 위한 후속 조치 성격으로 마련됐다.
경찰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경찰서장이 직접 주관하는 방식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우선 현재 수사 중인 1만5천여 건을 점검한 뒤, 임시조치·잠정조치 대상 사건과 최근 3개월 내 2회 이상 신고가 접수된 사건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재범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신청, 전자장치 부착, 유치장 유치 등 적극적인 신병 확보 조치를 병행하도록 지시했다.
피해자 보호 조치도 강화된다. 경찰은 관계성 범죄 사건이 접수되는 즉시 당일 조사 원칙을 적용하고, 필요 시 방문조사를 병행해 피해자 안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가해자와 피해자의 실질적인 분리와 격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현장 대응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에서 지적된 기관 간 정보 공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무부와 전자발찌 대상자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전자발찌와 피해자 보호용 스마트워치 간 연동 시스템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전자감독 대상자의 위치 정보와 피해자 보호 장비 간 실시간 연계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유재성 직무대행은 회의에서 “가해자가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로 재범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의 격리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경찰 대응의 미흡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어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는 경찰의 핵심 책무”라고 강조하며 현장 지휘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40대 남성 A씨는 사건 당시 전자발찌 부착 상태였으며, 피해자 접근 금지 등 임시·잠정조치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차량에서 가해자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장치가 사전에 발견되는 등 위험 신호가 있었지만 범행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는 범행 당시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유리한 진술만을 선택적으로 하는 등 구체적 범행 동기 규명은 진행 중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며,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감찰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기관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하며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경찰은 이번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을 통해 관계성 범죄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반복 신고나 보호조치 이력이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위험도를 재평가하고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중심으로 대응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