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왕열 구속영장 신청…마약 유통·공범만 236명

필로폰 4.9kg 등 시가 30억원 마약 유통 판매책·공급책 등 조직적 범행

2026-03-26     엄재식 기자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된 이른바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 결과 박왕열 조직에 연루된 공범은 단순 매수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236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밀수 등 혐의로 박왕열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왕열은 필리핀 등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한 뒤 국내에서 조직을 통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왕열은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리핀에서 필로폰 1.5㎏을 커피 봉투에 숨겨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반입하게 했고, 같은 해 7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이 담긴 캐리어를 공범이 전달받아 김해공항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에서 공범들과 함께 마약을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 놓고 구매자에게 위치 좌표를 전달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마약류는 필로폰 약 4.9㎏을 비롯해 엑스터시 4천500여 정, 케타민 약 2㎏, LSD 19정, 대마 3.99g 등이며 시가 약 3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경찰은 추가 수사에 따라 유통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확인한 공범은 관리·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책 1명, 단순 매수자 194명 등 총 236명이다. 이 가운데 42명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공범들은 박왕열과 직접 대면하거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지시를 받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박왕열의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초기에는 대포통장을 이용한 무통장 입금 방식이 사용됐고 이후에는 가상자산을 통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 2대에 대한 포렌식 분석과 함께 계좌 및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분석해 범죄 수익 규모를 확인하고 환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교민 살해 사건 등으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었으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7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도 같은 날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