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한마디에 놀랐나?…대북전단 중단 법률 검토하는 정부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자 통일부가 전단 살포 중단을 위한 법률 정비를 준비 중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단살포가 접경지역 긴장조성으로 이어진 사례에 주목해 여러 차례 전단 살포 중단에 대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전단 살포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접경지역에서의 긴장 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방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며 "법률정비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일 김 제1부부장은 노동신문에 게재된 담화를 통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남한 정부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담화문에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답을 하지 않는다면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성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의 최고위급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남측에 압박하면서 대북전단 문제가 남북관계 향방을 좌우할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은 이번에 대북전단 살포가 적대행위이자 남북합의 위반이라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선언과 군사합의서의 조항을 결코 모른다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제1부부장이 문제 삼은 대북전단은 지난달 31일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 김포에서 살포한 것이다.
당시 이 단체는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 1000개를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 보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띄운 대북전단 풍선을 기구로 분류하면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대북전단 풍선을 기구로 간주한다 해도 민간단체의 행동을 군사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비군사적 행동으로 군 당국이 제약을 가할 수는 없다.
정부는 이번 김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 압박에 즉시 법률 마련까지 언급하며 이례적으로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법제화 형태는 별도 법을 신설하기보다는 접경지역이나 남북관계 관련법에 대북전단 제한 조항을 넣는 방안이 거론된다.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나 환경오염 등 문제 해소 차원에서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대북전단 때문에 접경지역 주민의 불편과 고통이 쌓이면서 궁극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지 않은지 고민해왔다”며 “2018년 판문점선언 합의 이후 제도화를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대북전단 살포시 사전 신고하거나 처벌하는 등의 방법으로 막는 법률 제정이 여러 차례 추진됐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현실화 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위헌 논란이 불붙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에 집착해 민감한 사안을 성급하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는 “통일부의 반응이 너무 급하고 과도하다”며 “마치 이 기회를 기다린 것처럼 행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을 거대여당에 공개 요청하고 있는 셈이라 삼권분립도 실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