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미래세대 자산인 그린벨트 해제를 강행하는 이유는 뭘까

2020-07-17     염재덕 기자
김상조 청화대 정책실장

청와대가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시와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며 반대했지만 청와대는 주택 공급 명문을 내세워 사실상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정이 이미 의견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미래 자산인 그린벨트를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고 강력 반발했음에도 간단히 뭉개버렸다.

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타개했기에 서울시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든 탓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논란을 풀어가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이견을 조정하되 지역 주민 반발을 완화할 방법이 없으면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 제1차관과 서울시까지 반대 의사를 밝힌 마당에 다시금 그린벨트 해제 방안 검토 논의에 군불을 때는 것은 해제에 청와대의 마음이 상당히 기울었음을 보여준다.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서울에 연간 4만 가구 이상 아파트가 공급되는데 올해는 53000가구로 2008년 이후 가장 많다""물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다음날 박선호 국토부 1차관도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 차원에서 검토한 적 없다""서울시와도 이 부분에 대해 협의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 기조는 곧 바뀔 가능성이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택 공급 대책 하나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청와대도 홍 부총리를 주택공급확대 TF 단장으로 임명하며 그린벨트 해제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서울 내 그린벨트 면적은 149.13, 강남권에선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동구(8.17), 강남구(6.09), 송파구(2.63) 등 순이다.

노원구나 은평구 강북구 등에도 그린벨트가 많지만 대부분 산으로 택지 개발이 어렵다.

사실상 그린벨트 해제가 검토되면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수서역 인근 등지가 첫 순서에 꼽힐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세곡동 내 대로변 부지는 지난 2월 평당 1000만원 초반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1400만원 정도로 올라간 상태다.

비닐하우스와 밭 등이 있는 그린벨트 지역도 공인중개사를 통해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서초구 내곡동 가구거리, 서초·강남예비군훈련장 등 주변이 타겟이다.

이들 지역에 택지를 조성해도 1만 가구 이상 공급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산이나 경사지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자원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린벨트 토지보상금이 다시금 부동산에 유입돼 집값 상승을 더욱 부채질한 전례도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택 공급을 해도 집값을 잡지 못한다면 그동안 미래세대를 위해 지켜오던 그린벨트만 망쳤다는 비난을 두고두고 받을 수도 있다.